강원도 인제군을 가로지르는 총 연장 70㎞의 내린천은 특이하게도 남에서 북으로 흐른다. 그래서 그런지 국내 주요 래프팅 장소 중 가장 수량이 넉넉하고 물살도 알차면서 곳곳에 굵직굵직한 바위들도 많아 짜릿한 감흥을 제공한다. 장마에 접어들면서 몇 차례 내린 비로 배를 두둑하게 불린 내린천은 래프팅객들을 맞을 채비를 끝냈다. 인제군은 본격 휴가철에 맞춰 지난 1일부터 오는 24일까지 내린천 수변공원과 인제읍내 일대에서 `제3회 하늘내린인제레포츠 축제'를 펼치고 있다. 다양한 축제 행사를 포함해 국내 최고 높이의 번지점프와 슬링샷, 플라잉폭스, 수륙양용차 등 듣기만 해도 마음이 설레는 각종 모험 체험 놀이가 가득한 `레포츠 천국' 인제를 들여다보자. ◆ 모험 체험 어떤게 있나 △래프팅= 내린천하면 대표적인 것이 래프팅이다. 영화 `쉬리'에 소개된 1급수 물고기 쉬리도 잡히는 청정 내린천은 지난 1986년부터 래프팅을 시작했다. 인제군은 난립을 막으려고 보트 종량제를 도입, 현재 업체들이 운영하고 있는 보트 수는 총 375대다. 내린천 래프팅이 한탄강이나 동강과 다른 점은 `스릴 만점'이라는 것. 궁동유원지에서 고사리까지 16㎞에 이르는 래프팅 코스는 수직하강이 많은 `S'자형 계곡이다. 이 가운데 원대교 수변공원에서 고사리까지 6㎞가 최적의 코스. 최대 8명까지 탈수 있는 보트를 타고 2시30분 정도를 즐기면 딱 좋다. 욕심을 내 궁동에서 고사리까지 갈 수도 있지만 소요시간이 3시간을 넘어가면 패들을 저을 힘이 빠지면서 다소 지친다. 래프팅은 그다지 복잡한 안전 교육을 받지 않아도 된다. 패들 젓는 방법과 물에 빠졌을 때 대처 방안 등 간단한 주의사항을 숙지하고 헬멧과 구명조끼 등을 착용한 다음 가이드의 지시대로만 하면 된다. 물에 빠져도 180㎏의 무게를 견딜 수 있는 구명조끼가 몸을 가라앉지 않게 해준다. 다만 `생명'과도 같은 패들을 놓치면 안 된다. 물살이 조용한 곳을 지날 때면 가이드가 `장기 자랑'도 시키고, 몸에 땀이 날 때쯤 `입수' 의식을 진행, 물에 빠트린다. 한번쯤 내린천 물에 흠뻑 젖어보는 것도 괜찮다. 여분의 옷을 준비하는 것을 필수. 수변공원에 무료 샤워장이 있다. 샌들을 신고 보트에 타면 되지만, 아쿠아슈즈가 있으면 더 편하다. 래프팅업체는 인제군청 홈페이지(www.inje.gangwon.kr)에서 고를 수 있다. 요금은 성인 1인당 3만원, 어린이는 2만5천원 수준이다. 내린천 래프팅은 매년 5월부터 10월까지 할수 있다. △번지점프 등= 내린천 하류 합강정공원에 있는 수상 번지점프장은 지상 63m의 국내 최고 높이다. 아파트 층수로 따지면 22층 높이다. 인제군이 출자한 ㈜아름다운 인제관광이 운영하는 X-게임리조트에 위치한 번지점프장은 호주의 번지빅사가 설계, 60°각도로 기울어진 리닝타워 방식을 적용했다. 점프를 하기전 신상 정보 등을 적고 서약서에 서명을 한 뒤 몸무게를 재야한다. 체중이 40㎏이 안되거나 100㎏이 넘으면 번지점프를 못하기 때문. 타워 꼭대기까지 타고 올라간 승강기에서 문이 열리면 양팔을 벌리고 3초간 양팔을 벌린 채 호흡을 가다듬은 뒤 바로 뛰어내린다 발목에 로프를 묶는 점프가 허리에 묶는 것보다 짜릿하기 때문에 더 비싸다. 로프에 묶여 몸이 흔들릴 때 인제의 물과 산이 눈앞에 뒤섞여 오르락내리락 하는 모습이 참 흥미롭다. 번지점프에 성공하고 나면 인증서도 써준다. 다만 점프대까지 올라갔다가 포기하고 그냥 내려오면 환불이 안된다. 발목 점프는 3만5천원, 허리점프는 3만원이지만 축제기간 할인해주고 있다. 국내에서 가장 낮은 12.5m높이의 마니 번지점프대도 있다. 축제 기간인 오는 16일부터 이틀간 총상금 370만원을 걸고 인제군수배 코리아 번지X-게임 대회를 개최한다. X-게임리조트에는 번지점프 외에도 슬링샷과 플라잉폭스 등 다양한 모험 레포츠 기구들이 있다. 슬링샷은 2명이 지구본 같은 안전 기구 안에 타고 초당 45m의 속도로 하늘로 치솟는 기구다. 번지점프와는 반대 개념. 플라잉폭스는 유격 훈련과 비슷하다. 내린천을 가로질러 설치된 왕복 1.2㎞의 와이어에 롤러를 올린 다음 이것을 잡고 바람을 가르며 내린천을 건너갔다 오는 것. 이밖에 축제 기간 수륙양용차인 `아르고'를 무료로 체험할 수도 있다. 이용 및 예약 문의는 X-게임리조트 홈페이지(www.injejump.co.kr) 또는 ☎(033)462-5217. ◆레포츠 축제 내린천 수변공원 일대와 인제읍내에서는 지난 1일 아시아슬라럼대회를 시작으로 오는 24일까지 11종의 각종 레포츠경기와 전시, 공연행사가 벌어진다. 패러글라이딩과 산악 마라톤, 레저3종, 물 축구 등의 공식대회가 열리고, 일반인들은 뗏목타기, 맨 손으로 물고기 잡기, 스노클링 등 다양한 체험을 할 수 있다. 수변공원 일대에서는 21일부터 24일까지 아웃도어 레포츠 장비 전시회가 열리고, 20일부터 23일까지는 인제읍 실내체육관에서 동춘곡예단이 공연을 한다. 축제 관련 내용은 인제군청 홈페이지에 자세하게 나와 있다. ◆교통과 숙박 강원도 골짜기라는 일반인의 인식과 달리 인제는 서울에서 그다지 멀지 않다. 서울 시내에서 출발해도 내린천까지는 3시간 정도면 갈 수 있다. 승용차로 서울에서 출발한다면 강변북로 또는 올림픽대교를 통해 빠져나온 뒤 팔당대교를 건너 양평, 홍천을 거쳐 44번국도를 타고 가다가 31번국도에 진입하면 내린천에 도달한다. 버스는 동서울과 상봉터미널에서 수시로 있고, 속초 시외버스터미널에서 타도 된다. 내린천 주변에는 대중교통이 불편하기 때문에 렌터카를 이용하는 것이 좋다. 인제의 모험 레포츠와 맑은 공기의 휴양림도 함께 즐기려면 1박2일 이상의 일정이 필요하다. 31번국도 주변에는 그림같이 예쁜 모양의 펜션들이 즐비하다. 승용차를 가지고 간다면 한번 둘러보면서 내부도 구경한 뒤 머물 곳을 정하는 것이 좋다. 4인 가족 기준으로 1박에 4만원선. 인제군청 홈페이지에 묵을 곳이 소개돼 있다. 내린천 상류쪽으로 올라가다가 현리를 지나 418번 지방도를 타고 방태산 자연휴양림에 들어가 여정을 풀고 삼림욕과 인근 필례약수 등을 먼저 즐긴 뒤 레포츠를 경험하는 것도 권장할만 하다. 방태산 휴양림은 나무가 빼곡한 데다 가로질러 흐르고 있는 방동계곡에는 열목어도 서식한다. (인제=연합뉴스) 이동경기자 hopema@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