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을 꺾고 무너진 자존심을 회복한다" 한국 여자 배구가 2일 '숙적' 일본과 물러설 수 없는 한판 대결을 벌인다. 2005 그랑프리 대회에 출전 중인 한국은 2일 잠실학생체육관에서 일본과 1주일만에 리턴매치를 앞두고 있는 것. 한국은 지난 25일 일본 도쿄 요요기 체육관에서 벌어진 대회 첫 주 일본과의 경기에서 첫 세트를 듀스 접전 끝에 아깝게 내준 후 결국 0-3으로 완패를 당해 자존심을 구겼다. 애초 6강 진입을 목표로 그랑프리에 출전한 한국은 지난 주 대표팀 '지각 구성'으로 인한 훈련 부족과 부상 선수 속출로 인한 전력 손실을 극복하지 못하고 브라질, 일본, 폴란드와의 경기에서 단 1세트로 따내지 못하는 부진으로 실망을 안겼다. 한국은 하지만 안방에서 열리는 미국-일본-도미니카공화국과의 2주차 경기에서는 '지면 끝'이라는 배수진의 각오로 설욕을 벼르고 있다. 특히 전통적의 라이벌 일본과는 지난 주 패배로 상대 전적에서 48승48패의 팽팽한 균형이 맞춰진 상태라 이번에도 밀리면 상대 전적에서도 열세로 돌아서게 된다. 한국은 작년 아테네올림픽 예선전에서는 노장 4인방 강혜미, 장소연, 구민정(이상 현대건설), 최광희(KT&G)를 앞세워 일본에 3-0 통쾌한 완승을 거두고 8강 진출에 성공, 기세를 올렸었다. 한국은 그러나 현대건설 노장 3인방이 퇴장으로 세대교체의 첫 시험대가 된 이번 대회에서는 조직력이 채 여물지 못한 상태로 출전, 자국 프로리그를 일찌감치 마치고 벌써 몇 개월 전부터 손발을 맞춰온 일본에 객관적으로는 전력이 떨어지는 것이 사실. 하지만 한일전은 객관적인 전력 이외에도 정신력과 분위기라는 변수가 으레 따르기 마련인 만큼 한국은 홈 관중의 응원을 업고 꼭 승리를 챙기겠다는 각오이다. '일본 타도'에는 '맏언니' 최광희가 앞장서고, 그랑프리 첫 주 경기에서 거둔 한국의 최대 수확으로 평가되는 미녀 스파이커 황연주(흥국생명)는 다시 한 번 거침없는 스파이크로 홈팬들에게 확실한 눈도장을 찍는다는 생각. 또 블로킹 타이밍을 좀처럼 찾지 못했던 센터 듀오 정대영(현대건설)과 김세영(KT&G)도 서서히 컨디션이 살아나고 있어 1차전에서 신들린 공격으로 우리에게 패배를 안긴 상대 센터 스기야마 사치코(184㎝), 단신(1m69) 레프트 스가야마 가오루를 철저히 봉쇄한다는 다짐. 한편 김형실 대표팀 감독은 "이번 대회 목표를 6강으로 삼았는데 초반에 너무 부진해 면목이 없다"면서 "기술적인 문제점이 하루 아침에 해결되지는 않겠지만 자신감을 갖고 부딪친다면 지난 주처럼 호락호락 무너지진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서울=연합뉴스) 현윤경기자 ykhyun14@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