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라서 폭력범이 될지 아닌지는 세 살 때 알아볼 수 있다고 뉴질랜드의 청소년 문제 전문가들이 28일 주장했다. 뉴질랜드 일간 도미니언 포스트에 따르면 뉴질랜드 청소년 법원의 앤드루 비크로프트 판사는 이날 웰링턴에서 열린 청소년 문제 회의에서 어린이들이 자라서 폭력범이 될 가능성은 세 살 때 알아볼 수 있다고 밝히고 그와 같은 '인간 시한 폭탄'들의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조기 개입이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청소년 문제 전문가 2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이날 회의에서는 청소년들의 행동 장애에 대한 대책이 주로 논의됐는데 주로 10대 남학생들에게서 나타나고 있는 행동 장애는 청소년기 정신질환, 동정심 결핍, 사람과 동물에 대한 폭력, 절도, 방화, 음주, 마약 중독 등의 문제로 나타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비크로프트 판사는 청소년 법정에 서는 연 5천여 명의 청소년들 가운데 절반 정도가 어떤 형태의 행동 장애를 갖고 있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며 "그들은 인간 시한폭탄으로 내일의 폭력범들"이라고 말했다. 그는 행동 장애를 갖고 있는 어린이들은 유치원 때부터 말썽을 부려 거짓말을 하거나 다른 아이에게 손찌검을 하거나 다루기가 힘들어진다고 말하고 초등학교 때쯤에는 기물을 파괴하고, 10살 때는 대마초를 입에 대며, 중학교 때는 벌써 폭력을 휘두르기 시작하고, 고등학교 저학년 때쯤에는 학교를 중퇴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그는 "모든 청소년들의 비행에 민감하게 반응할 필요는 없지만 이런 종류의 청소년들에 대해서는 반드시 민감하게 대응해야한다"며 이들에 대해서는 조기 개입을 통해 문제점을 바로 잡아주어야 하며 조기개입은 빠르면 빠를수록 좋다고 말했다. 아동 발달 전문가인 리치 폴튼도 어린이 행동 장애는 유전자와 가정교육의 복합적 결과물이라며 어린이들의 문제점을 빨리 찾아내 조기 개입을 하는 게 중요하다고 비크로프트 판사의 견해에 동의를 표시했다. 청소년 의학 전문가인 저스틴 해리스도 미래의 심각한 폭력범들은 유치원 때 알아볼 수 있다며 이들 그룹에 초점을 맞추어 대책을 세워야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청소년 위원회의 신디 키로 위원장은 어린이들을 미래의 범죄자로 규정하는 데 우려를 갖고 있다고 전제하고 "하지만 우리가 세 살 때 어린이들의 폭력성을 발견할 수 있다면 조기개입을 통해 그것을 사전에 차단하지 않을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오클랜드=연합뉴스) 고한성 통신원 koh@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