멕시코 연방검찰청(PGR)은 9ㆍ11 테러 공격과 연계된 혐의를 받는 레바논 태생 영국 시민권자 아메르 하이켈(45)을 체포했다고 22일 밝혔다. 미국이 그 동안 멕시코를 비롯한 중미권이 미국 침투를 노리는 테러리스트들의 중간 루트가 될 가능성이 크다고 경고한 이래 테러 연계 용의자가 체포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검찰청에 따르면 하이켈은 미국 당국에 의해 9ㆍ11 테러공격에 개입한 것으로 추정되는 과격단체와 연계된 혐의를 받고 있다. 그는 멕시코 북서부 태평양 연안 바하 칼리포르니아 반도 휴양지 카보 산 루카스 인근 해변마을에서 지난 20일 전격 체포됐으며 현재 멕시코시티 소재 이민청(INM) 으로 이송돼 합법 체류 신분 등에 대해 조사받고 있다. 1959년 9월18일 레바논 베이루트에서 태어난 것으로 알려진 하이켈은 체포되기 전 토도스 산토스 마을 소방대원에 자원해 별다른 일을 하지 않고 소일하며 지낸 것으로 조사됐다고 검찰 관계자는 말했다. 또 하이켈은 다른 소방대원들과 대화를 많이 나누지 않는 편이었고, 자신에 대해 항공기 조종사 일을 했으며 지금은 무전(無錢) 세계여행을 하고 있는 중이라고 소개한 적이 있다고 마을 주민들은 전했다. 멕시코 검찰은 그러나 체포된 하이켈이 어떤 구체적 혐의를 받고 있는지 혹은 어떤 테러 행위에 개인적으로 연루했는지에 대해서는 밝히지 않았다. 이에 대해 미국의 스콧 매클렐런 백악관 대변인은 멕시코 정부가 답할 사안이라고 반응했으며, 영국 외무부 및 런던 경찰청도 하이켈에 대해 구체적 정보를 갖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하이켈을 처음 체포한 바하 칼리포르니아 검찰 당국에 따르면 하이켈은 먼저 멕시코 남부 카리브해변 휴양지 칸쿤에서 시간을 보냈고 이후 북부 소노라 주(州)에 서 체류하다 칼리포르니아 만을 통해 바하 칼리포르니아 수르 주(州)로 이동한 것으로 알려졌다. (멕시코시티=연합뉴스) 김영섭 특파원 kimys@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