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의 이인영이 되고 싶다.' 주유소 점원 출신의 여자 복서 한민주(25.리빙체)가 오는 28일 평양에서 열리는 여자프로복싱 남북 대결에 한국 대표로 나선다. 한국권투위원회(KBC)는 당초 평양 대회에서 한국챔피언 손초롱과 북한의 한연순 의 국제여자권투협의회(WBCF) 라이트플라이급 랭킹전을 준비했다가 막판에 손초롱이 포기해 한민주로 전격 교체한 것. 통산 2승2패인 한민주는 낮에는 주유소에서 아르바이트를 하고 저녁에는 체육관에서 복싱을 하는 `헝그리 여자복서'다. 부산에서 고등학교를 졸업한 뒤 상경해 퀵서비스, 주유소 점원 등 힘든 일을 마다하지 않던 한민주는 2003년 5월에 동양챔피언 타이틀 경기를 구경하다 복싱의 매력에 빠진 뒤 23살이던 그해 11월 프로복싱에 입문했다. 한민주는 지난해 12월 19일 접전 끝에 손초롱에게 심판전원일치 판정패를 당해 한국여자주니어플라이급 챔피언 타이틀을 따내지 못한 뒤 한동안 방황했지만 최근 글러브를 다시 끼고 재기를 노려왔다. 지난주 손초롱과 스파링를 통해 자신감을 얻었다는 한민주는 "처음에는 취미생활로 복싱을 했는데 하다 보니까 재미도 있고 살도 빠져서 본격적으로 하게 됐다"고 운을 뗐다. 그는 "그동안 해보지 않은 일이 없다.오토바이를 몰고 한동안 퀵서비스도 해봤다. 여자라서 쉽지는 않지만 안전하게 몰면 된다"며 그동안 어려운 역경을 헤쳐왔음을 간접적으로 내비쳤다. 한민주는 남북대결에 대한 질문에 "그냥 그동안 조만간 경기가 있으니 준비하라는 소리만 들었는데 남북대결일 줄은 꿈에도 생각하지 못했다. 솔직히 너무 떨린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는 "아직 상대 선수가 어떤 스타일인지 전혀 모른다. 하지만 남북 여자프로복싱 첫 대결인 만큼 반드시 이기고 싶다"고 각오를 밝혔다. 황인규 리빙체육관 관장은 "민주는 보통 여자선수들에 비해서 파워가 강하고 냉철한 복싱을 한다. 기본적인 체력이라든지 천부적인 재질이 있어 남북대결 또한 좋은 경기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한민주의 최종 목표는 트럭 운전사 출신의 한국 최초 여자프로복싱 세계챔피언 이인영처럼 성공 신화를 이루는 것. 한민주는 "복싱은 여자가 하기에는 힘든 운동이지만 유대감을 느끼게 하는 묘한 매력이 있어 계속하고 싶다. 이번 남북대결이 끝나면 세계타이틀 경기가 예정된 것으로 알고 있다. 물론 내 목표는 이인영처럼 세계챔프가 되는 것"이라고 밝혔다. (서울=연합뉴스) 심재훈기자 president21@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