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주)가 ‘에너지·화학분야의 신(新)메이저’ 전략을 구체화하고 있다.


최태원 회장을 비롯한 SK(주) 이사회 멤버 10명은 23일 싱가포르 뷰티포크호텔에서 정기 이사회를 갖고 글로벌 전략을 논의했다.이날 이사회는 지난해 10월 중국 베이징 열린 이사회에 이은 두번째 해외 이사회.“글로벌 기업으로 변신하기 위해서는 제조업 중심의 내수 이미지부터 탈피해야 한다”는 최 회장의 지적처럼 회사의 중요한 경영방침을 결정하는 이사들부터 글로벌 마인드로 무장하기 위한 노력인 셈이다.


◆해외사업 전초기지 싱가포르


이날 이사회에는 최 회장을 비롯해 신헌철 사장 등 3명의 사내이사와 조순 남대우 서윤석 등 7명의 사외이사 전원이 참석,글로벌 전략에 대한 간담회와 세미나를 가졌다.


SK㈜가 이사회 장소로 싱가포르를 선택한 것은 이곳의 시스템을 완전히 꿰뚫지 못하고선 '아·태지역 에너지·화학분야 신메이저로의 도약'이 불가능하기 때문.싱가포르는 '아시아 지역 석유거래가 대부분 경유한다'고 할 정도로 아시아 석유시장의 중심지다.


하루에 1억5000만배럴의 원유 석유제품 천연가스가 거래되고 있다.


뉴욕 런던에 버금가는 규모다.


SK㈜도 이곳에 1989년 지사를 설립한 이후 석유류 수출 및 트레이딩 노하우를 축적해 왔다.


이사회가 세미나에 현지의 에너지·화학 전문가를 초청한 것도 싱가포르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있기 때문이다.


황규호 이사회 사무국장은 "싱가포르에서 이사회를 개최하는 것은 이사회가 글로벌 전략을 현장에서 점검하는 한편 현장의 감(感)을 키우기 위한 것"이라며 "이번 이사회가 글로벌 전략 수립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석유 물류 네트워크 구축


이사회 멤버들은 싱가포르 주롱섬 석유물류기지 공사 현장도 방문했다.


SK㈜가 지분 15%를 확보한 이 기지는 530만배럴의 석유제품을 저장할 수 있는 탱크와 입·출하 설비인 부두 공사가 한창이다.


내년 10월 상업운전에 들어가는 이 사업의 전체 사업비는 2억달러.아랍에미리트의 호라이즌 터미널(52%),쿠웨이트 인디펜던트 석유(15%) 등도 지분을 참여하고 있다.


허진 SK㈜ 싱가포르 지사장은 "아시아 석유거래의 중심지인 싱가포르에 석유 물류 네트워크를 구축해 아·태 지역 석유트레이딩 분야의 메이저 플레이어로서 위상을 확고히 다질 방침"이라고 말했다.


SK㈜는 해외사업을 강화하기 위해 싱가포르 외에도 중국의 베이징 상하이 광저우,일본 도쿄,미국 휴스턴,영국 런던,호주 시드니,페루 리마,아랍에미리트 두바이 등 모두 11개의 해외지사를 운영하고 있다.


김후진 기자 j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