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5차 남북장관급회담에 참석 중인 남측 수석대표인 정동영(鄭東泳) 통일부 장관은 21일 "평양에서 김정일 위원장을 비롯해 남북관계를 담당하는 거의 모든 분들을 만나 낯을 익힌게 가장 큰 보람"이라며 "오늘이 태양이 가장 높은 하지인데 남북관계를 잘하라는 상징"이라고 말했다. 정 수석대표는 이날 오후 서울 광장동 워커힐 호텔 1층 무궁화홀에서 서울에 도착한 북측 단장인 권호웅 내각 책임참사를 비롯한 북측 대표단을 맞이한 자리에서 이 같이 말했다. 이에 권 단장은 "정 장관이 위대한 김정일 장군님을 만났으니 통일농사 씨앗은 이미 뿌려진 것과 같다"고 답례했다. 다음은 정 수석대표와 권 단장의 환담내용을 정리한 것이다. ▲정 수석대표 = 멀고도 가까운 길 오느라 수고 많았다. 환영한다. 지난 주 평양에 갔을 때 남측 대표단을 따뜻이 환영.환대해주셔서 감사한다. 그 때 만나서 식사도 하고 대화도 하고 10년지기처럼 지냈다. 최영건 대표, 김만길 대표, 신병철 대표, 전종수 대표도 구면이다. 반갑다. 평양 옥류관 냉면도 잘 대접 받았다. 두 그릇이나 먹었다. 목란관 만찬도 훌륭했다. 여러분 모두 고생하셨고 다시 한 번 감사드린다. 평양에서 김정일 위원장을 면담해 의미있는 논의를 했다. 남북관계를 담당하는 거의 모든 분들을 뵙고 대화를 했다. 그래서 낯을 익힌 게 가장 보람이었다. 김영남 위원장은 건강하시죠. 양형섭 부위원장도 여러차례 뵙고 박봉주 내각총리의 만찬도 있었다. 북측 김기남 단장은 고매한 인격으로 학같은 선비였다. 오늘은 하지다. 1년 중 태양이 가장 높은 날이다. 낮이 길고, 봄에 뿌린 씨앗이 잘 익는 시기다. 15차 장관급회담은 하지회담이다. 남북관계를 잘 하라는 상징이다. 다시 한 번 환영한다. ▲권 단장 = 맞다. 하지다. 하지 말씀이 나오니까 말인데 옛날 농부들이야 하지에 제일 바빴다. 씨앗을 묻어야 그 해 가을에 수확을 했다. 내일부터 하지 이후니까 하지 이후면 씨를 뿌려도 먹지 못하는데 정 장관이 위대한 김정일 장군님을 만났으니 통일농사 씨앗은 이미 뿌려진 것과 같다. 잘해보자. ▲정 수석대표 = 남에서는 하지하면 하지감자다. 강원도가 제일 유명하고 제주도도 유명하다. 북은 대홍단 감자다. ▲권 단장 = 그렇다. 북도 감자를 많이 개발해서 감자를 인민들의 주식으로 한다. 위대한 장군님께서 대홍단 감자를 만들었다. 다음 번 와서 대홍단 감자도 자세히 보라. ▲정 수석대표 = 맞다. 그 크기가 엄청 큰데 남쪽에서는 맛본 사람이 없다. 16차 장관급회담 때 맛봐야 겠다. ▲권 단장 = 좋다. 감자 음식도 감자 지짐 등 여러가지가 있다. 백두산에도 오고 좋을 일로 떳떳하게 먹자. ▲정 수석대표 = 지금이 15차인데, 장관급 회담 시작한지도 5년이고 6.15도 5년이다. 꺾어진 해다. 의미가 새롭다. 회담이 1년만인데 새롭게 남북관계를 출발했으면 한다. 권 단장은 단장이 돼서 서울에 처음이다. 역대 단장 중 최연소이고, 남쪽말로 신세대 단장이다. 젊고 박력있게 남북관계를 힘있게 속도내서 잘 하자. ▲권 단장 = 좋은 생각이다. 손도 마주쳐야 소리나는데 힘을 합쳐서 잘해보자. ▲정 수석대표 = 피곤할테니 우선 쉬시라. (이후 악수한 뒤 회담장으로 이동 1분간 환담) ▲정 수석대표 = 원탁에서 처음 하는 회담이다. ▲권 단장 = 북남관계에서 처음으로 원탁에서 한다. 국제회의에서 하던 것이다. ▲정 수석대표 = 한번 앉아보라. 내일 회담하는 자리다. ▲권 = (웃으며) 앉아봐야 하나. ▲정 = 중요한 것은 내용이다. 회담 정신을 잘 살려 남북관계 발전시키자. 잘 해보자. (서울=공동취재단) 이상헌 기자 = honeybe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