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극전사들이 세계 최강 브라질의 벽을 넘지 못하고 16강 문턱에서 좌절했다.


박성화 감독이 이끄는 한국청소년축구대표팀은 18일 밤(이하 한국시간) 네덜란드 에멘의 에멘스타디움에서 열린 2005 세계청소년(U-20)축구선수권대회 F조 조별리그 최종전에서 전.후반 헤나투와 하파엘 소비스에게 한골씩 허용해 0-2로 무릎을 꿇었다.


한국은 이로써 조별리그 전적 1승2패로 승점 3(골득실 -2)을 기록해 브라질(2승1무), 나이지리아(1승1무1패)에 이어 조 3위가 됐지만 다른 조 3위팀에 비해 승점과 골득실에서 뒤져 16강 진출에 실패했다.




< 사진 : 한국청소년축구대표 박주영이 18일 밤(한국시간) 네덜란드 에멘의 에멘스타디움에서 열린 2005 세계청소년(U-20)축구선수권대회 F조 조별리그 최종전에서 브라질 수비수들의 저지를 받으며 공 줄곳을 찾고 있다. >


같은 시간에 열린 F조 경기에서 나이지리아는 스위스를 3-0으로 완파했다.


한국은 B조와 D조 3위 터키(1승1무1패), 독일(1승1무1패)에 승점에서 뒤졌고 C조와 E조 3위 칠레(1승2패.골득실 -1), 이탈리아(1승2패.골득실 0)와는 승점이 같았지만 골득실에서 뒤져 조 3위 6개팀 중 4개팀이 따내는 와일드카드 16강 티켓을 놓쳤다.


광화문, 상암, 부산, 광주 등 전국을 뒤흔든 고국 팬들의 붉은 함성에도 불구하고 두번째 기적은 일어나지 않았다.


2003년 아랍에미리트연합(UAE) 대회에 이어 2회 연속 16강 진출을 노린 한국은 결국 '죽음의 조'에서 강팀들을 만나 나름대로 선전했으나 1차전 스위스전 패배의 부담 때문에 나이지리아전 기적의 역전승에도 불구하고 쓸쓸히 발길을 돌리게 됐다.


왼팔 탈골과 턱뼈 골절로 부상 투혼을 불사른 박주영, 신영록이 쉼없이 삼바군단의 골문을 두드렸지만 청소년팀 답지 않게 노련한 경기 운영 능력과 골 결정력을 보유한 브라질의 벽은 높았다.


한국은 브라질과의 청소년팀 역대전적에서 1승7패를 기록했고 지난해 6월 부산컵에서 박주영의 결승골로 1-0으로 이겼던 승리의 기억을 끝내 되살리지 못했다.


김승용-신영록-박주영을 전방에 놓고 스리백을 가동한 한국은 초반 공격에 가담한 브라질 좌우 윙백의 침투를 막지 못해 수비진이 흔들리다 너무 쉽게 실점을 내주고 말았다.


브라질은 전반 7분 파비우의 크로스가 크로스바를 살짝 스치고 나간 뒤 측면 공세를 이어가다 선취골을 뽑았다.


전반 9분 에르난이 오른쪽 측면에서 올린 크로스는 골문을 향해 날아왔고 순간 문전으로 쇄도한 헤나투의 머리에 명중된 볼은 골키퍼 차기석의 손에 맞고 골문으로 빨려들어갔다.


반격에 나선 한국은 전반 18분 김진규의 땅볼 프리킥이 골포스트를 비켜간 뒤 결정적인 찬스를 잡았다.


전반 30분 오른쪽 측면을 돌파한 신영록의 크로스가 골키퍼 펀칭으로 흘러나오자 나이지리아전 역전골의 주인공 백지훈이 왼발 논스톱슛을 때렸으나 안타깝게도 크로스바를 살짝 넘어갔다.


후반들어 박희철을 이요한 대신 투입한 4-4-2로 전환한 한국은 후반 1분 신영록의 헤딩슛과 9분 박주영의 골지역 돌파로 공세를 폈으나 곧바로 브라질의 역습에 추가골을 얻어맞았다.


후반 11분 보보의 패스를 받은 하파엘 소비스는 아크 왼쪽에서 강력한 오른발 아웃사이드 슛으로 네트를 갈라 2-0을 만들었다.


장신 스트라이커 심우연을 투입한 한국은 막판 대반격에 나섰으나 후반 32분 김진규의 헤딩슛이 골키퍼의 선방에 막히면서 더 이상 추격할 힘을 내지 못했다.


박성화 감독은 "역부족이었다.


초반에 실점을 너무 쉽게 내주는 바람에 어려운 경기를 할 수 밖에 없었다.


경기내용이 부족했다기 보다는 상대팀이 너무 강했다.


공격진이 침착하게 마무리를 하지 못한 게 아쉽다"고 말했다.


(에멘<네덜란드>=연합뉴스) 강건택기자 firstcircl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