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의 매체비평 프로그램이나 신문의 미디어면은 자사의 문제에도 비판의 칼날을 들이대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민주언론운동시민연합이 17일 오후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개최한 '매체간 상호비평에 대한 점검과 향후 발전방안 모색' 주제의 토론회에서 윤호진 한국방송영상산업진흥원 책임연구원은 KBSㆍMBCㆍEBS 매체비평 프로그램을 비교 분석한 결과를 소개하며 "방송과 신문이 서로 냉정하게 비판하고 개선점을 모색하기 위해 매체비평 프로그램은 반드시 존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TV 매체비평 프로그램의 과제로 △새로운 시청자를 흡입할 수 있는 다양한 전략적 장치 검토 △미디어 전문기자 육성 △기획특집 시리즈 등을 별도 제작해 미디어교육용으로 배포 △엄격한 자기성찰을 토대로 시대적 과제 지속적 실천 △자사의 문제에 대해 과감하게 메스를 댈 것 △장기적이고 심층적인 아이템 개발 등을 주문했다. 윤호진 연구원은 KBS '미디어포커스'에 대한 비판에 관해 "2년 동안 방송된 264개의 아이템 중 조선ㆍ중앙ㆍ동아일보 중 한두 개 신문을 명시적으로 표현한 아이템은 8개(3%)에 불과하다"면서 "대부분 특정 사안을 중심으로 비판하는 방식을 취했으나 공교롭게도 조선ㆍ동아ㆍ중앙의 논조에 가장 큰 문제가 있었기 때문에 이들 신문이 집중적으로 다뤄졌을 뿐"이라고 설명했다. 김은주 방송위원회 보도교양심의위원(민언련 협동사무처장)은 신문의 미디어면을 비교분석한 뒤 "뉴미디어에 대한 비판적 시각과 보도비평이 부족하고 일방적으로 한쪽에 치우친 보도형태가 나타났다"고 지적했다. 그는 "신문의 미디어비평 발전을 위해서는 기자의 전문성 확보가 절실하다"고 강조하는 한편 "미디어면이 경영진은 물론 편집진으로부터 독립적으로 존재해야 자사이기주의적 형태에 빠지지 않고 자사비판을 선행할 수 있다"고 역설했다. 최영묵 성공회대 신문방송학과 교수는 TV 미디어비평 발전을 위한 과제로 △평가 기준의 일관성ㆍ엄밀성ㆍ투명성 유지 △시청자 눈높이에 맞춘 비평 △비평의 영역 확대 등을 꼽았다. 이어 "신문과 방송은 스스로 비평의 주체로 간주하며 그 대상이 되는 것은 못 견뎌 하는 경향이 있다"면서 "자기 정화와 자기 발전, 자기 감시에 만족할 만한 성과를 거두었는지 자문해보아야 한다"고 충고했다. (서울=연합뉴스) 이희용 기자 heeyon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