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남 북한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은 16일 "미국이 북한의 체제와 제도를 인정하면 북한도 미국을 우방으로 대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 위원장은 이날 오후 7시10분부터 50분간 평양 목란관에서 정동영 통일부 장관을 면담한 자리에서 이같이 말했다. 그는 또 "남북관계 발전을 위해서는 남북 당국이 단합,협조를 도모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고 정부 대표단 관계자가 전했다. 김 위원장은 이에 앞서 이날 오전 백낙청 상임대표를 비롯한 남측 민간 대표단을 만수대의사당으로 초청한 자리에서 "6·15 공동선언의 기치 아래 우리 민족끼리 이념을 최우선적인 지위에 올려놓고 이를 반대하는 시도를 배격해야 한다"고 민족 공조를 강조했다. 정 장관은 이에 대해 "남북 간 모든 분야의 상호 관심사에 관해 허심탄회한 대화와 협력이 필요하다"며 "북핵 문제를 평화적,외교적으로 해결해야 한다"고 우리 정부의 입장을 전달했다. 북한의 핵 포기 시 체제안전을 보장하고 북·미 간 '보다 정상적인 관계'를 추진한다는 한·미 정상회담의 결과도 설명했다. 내주 서울서 열리는 15차 장관급 회담은 보다 실질적이고 성과있는 회담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위원장은 우리 정부의 입장을 잘 이해했다는 입장을 표명했다. 이날 면담은 대표단 전체 행사 후 25분간 김 위원장과 정 장관 간 비공개로 이뤄졌다. 김정일 국방위원장 접견은 이뤄지지 않았다. 정 장관은 면담 직후 열린 환송만찬에서 "6·15선언의 핵심은 평화와 통일인데, 그 중에서도 가장 시급한 과제는 평화"라고 강조하고 서울에서 열리는 8·15행사에 북측 민간 및 당국 대표단을 초청한다는 의사를 재차 밝혔다. 한편 남·북·해외 공동행사준비위는 이날 오후 류경 정주영체육관에서 민간 및 당국 대표단이 참석한 가운데 체육오락경기 및 통일대축전 폐막식을 갖고 4일간의 행사를 마무리 지었다. 남측 대표단은 17일 오전 10시 전세기편으로 평양을 출발할 예정이다. /평양=공동취재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