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메이카의 신예 스프린터 아사파 포웰(22)이 9초77의 질주로 육상 남자 100m 세계신기록을 세웠다. 포웰은 15일(이하 한국시간) 그리스 아테네 올림픽스타디움에서 열린 아테네 치클리티리아 슈퍼그랑프리대회 남자부 100m에서 9초77에 결승선을 끊어 팀 몽고메리(미국)이 보유한 세계기록(9초78)을 100분의 1초 앞당겼다. 몽고메리의 기록은 지난 2002년 9월14일 프랑스 파리에서 세운 것으로 2년9개월 만에 세계기록이 바뀌었다. 포웰은 이날 레이스에서 스타트부터 경쟁자들에 앞서 뛰쳐 나간 뒤 바람을 가르는 쾌속질주로 2위 아지즈 자카리(9초99)를 여유있게 제치고 우승했다. 스타트 반응 시간은 0.150초였고 레이스 순간 바람은 기록 인증 범위(초속 2m) 내인 초속 1.6m였다. 포웰의 기록은 레이스 직후에는 몽고메리의 기록과 같은 9초78로 계측됐으나 몇분 뒤 공식기록으로 계시판에 9초77이 찍혔고 곧바로 세계신기록으로 인정됐다. 포웰은 레이스 직후 인터뷰에서 "내가 기록을 깰 수 있을 것이라고 알고 있었다. 최선을 다했다. 세계기록을 깨면 어떤 기분일 지를 늘 상상했었는데 지금 세계에서 가장 빠른 사나이가 된 기쁨을 느낀다"고 말했다. 포웰은 지난달 9일 조국 자메이카에서 열린 초청대회에서 9초84를 뛰어 올 시즌 최고기록을 낸 데 이어 지난 10일 체코에서 9초85를 기록해 세계기록 경신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다. 이날 깨진 몽고메리의 세계기록은 몽고메리가 베이에이리어연구소(BALCO) 약물스캔들에 연루돼 미국반도핑기구의 조사를 받는 바람에 기록 자체가 무효화될 위기에 있었다. 몽고메리 이전의 세계기록은 모리스 그린(미국)이 지난 99년 아테네에서 세운 9초79였다. 아테네 올림픽스타디움은 6년 만에 두번째 100m 세계기록이 나온 경기장으로 기록됐다. 포웰은 1912년 이후 100m 세계기록을 깬 4번째 비미국인 출신 스프린터로도 이름을 올렸다. 그전까지는 1930년 퍼시 윌리엄스(캐나다), 1960년 아르민 해리(서독), 96년 도노반 베일리(캐나다)가 세계기록을 깼었다. (서울=연합뉴스) 옥철기자 oakchul@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