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탁구황제' 유승민(23.삼성생명)이 안방에서 열린 2005코리아오픈 우승 좌절의 아쉬움을 뒤로 하고 만리장성 격파를 위한 중단없는 행군을 계속한다. 유승민은 임대선수로 활약중인 중국 슈퍼리그 참가를 위해 14일 오전 11시 중국 쓰촨성으로 출발했다. 2004아테네올림픽 때 만리장성을 허물고 단식 금메달 쾌거를 이뤘던 감격을 재현하기 위해 `호랑이굴'에 다시 들어가는 것. 유승민은 지난해 8월 올림픽이 끝난 뒤 세계랭킹이 한국 남자 선수 중 가장 높은 2위까지 올랐으나 심각한 올림픽 후유증을 겪으며 7위까지 5계단이나 떨어졌다. 지난해 12월 그랜드 파이널스에 부상 여파로 불참했고 올해 세계선수권에선 64강 문턱에서 또 한번 고배를 마시는 징크스에 시달린 뒤 최근 끝난 코리아오픈에서도 4강 상대였던 오상은(KT&G)에게 1-4로 덜미를 잡혀 우승컵을 놓쳤다. 그러나 유승민은 슬럼프를 걱정할 것이라는 예상과 달리 놀랄 정도로 담담하다. 올림픽 챔피언의 위상에 걸맞게 또 한번 일을 내기 위해 강호들이 우글거리는 중국 무대에서 내공을 쌓겠다는 야심찬 포부를 마음 속에 품고 있기 때문. 지난 달 초 쓰촨성팀 선수로 2001년에 이어 2번째로 중국 슈퍼리그에 참가한 유승민은 마롱과 탕펑을 꺾은 데 이어 지난 2월 KT&G 초청대회 때 패배를 안겼던 올림픽 결승 상대 왕하오(세계 5위)에 3-2 역전승을 거두며 설욕에 성공하는 등 4전전승으로 페이스도 좋은 편이다. 유승민은 다음 도전 목표는 내년 카타르 도하에서 열리는 2006아시안게임 정상에 오르는 것. 3년 전인 2002부산아시안게임 때 팀 플레잉코치 이철승과 호흡을 맞춘 남자복식에서 금메달을 땄지만 단식은 메달권에 들지 못했고 혼합복식과 단체전에선 각각 2위에 머물렀던 아쉬움이 남아 있어서다. 강문수 삼성생명 감독은 "승민이가 코리아오픈 때 4강에서 탈락했지만 경기 운영능력이 좋아졌고 중국 진출 후 상승세를 타고 있다. 체력과 약점인 수비 능력을 보강한다면 전성기 시절의 기량을 되찾을 수 있을 것"이라며 기대감을 표시했다. 유승민도 "내겐 슬럼프는 없고 다만 많은 경기를 하다보니 이길 때도 질 때도 있을 뿐이다. 내년 아시안게임에 대비, 철저한 준비로 중국을 넘어 다시 한번 우승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서울=연합뉴스) 이동칠기자 chil8811@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