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과 여러 가지로 상황이 비슷한 한국에서도 이제 노인용품 생산·대여,판매업 등 실버(노령화세대) 관련 각종 비즈니스가 호기를 맞고 있다고 봅니다."


최근 한국실버산업전문가포럼의 초청으로 방한한 일본의 대표적 실버산업체 프랑스배드 메디컬서비스의 이케다 시게루 회장은 "한국의 실버산업이 본격적인 태동기에 접어들었다"며 관련 용품 대여 등 서비스 분야부터 시작하는 게 유망하다고 진단했다.


일본 프랑스배드는 1983년 노인용품 대여 사업에 뛰어들어 현재는 일본 전역에 매장 65개,서비스센터 37개를 거느린 대형 실버 전문업체다.


지난해 서비스 분야 매출은 220억엔에 달했다.


이케다 회장이 용품 판매보다 대여 서비스에 착안한 것은 사업 초기 시장조사에서 얻은 경험이 계기가 됐다.


당시 일본만 해도 복지 관련 서비스는 당연히 무료라는 소비자들의 인식이 워낙 강했던 것.이 때문에 제품을 팔지 않고 대여하는 방식으로 영업을 시작했다.


그러나 대여는 판매에 비해 마진이 적고 광고와 홍보 비용은 마찬가지여서 부담이 만만찮았다.


처음에는 의료용 침대만을 취급했으나 고객의 목소리에 열심히 귀 기울이면서 휠체어와 의료기기 등으로 품목을 확대해 갔다.


"손익분기점까지 걸리는 시간이 길었지만 인내심을 갖고 고객을 가족처럼 생각하며 끊임없는 의사소통을 통해 고정 고객으로 만들어 나가는 한편 대여 품목을 다양화하는 데 주력한 결과 서서히 영업 개선이 이뤄지더군요."


이 때문에 이케다 회장은 실버사업을 준비하는 사람들에게 "사업의 성패는 많은 종류의 상품을 취급하면서도 고객의 다양한 니즈에 일일이 세심하게 대응할 수 있느냐가 관건"이라고 강조했다.


또 실버용품은 대부분 다품종 소량으로 소비되는 특성이 있기 때문에 제품 기획력과 유통망이 확실히 갖춰져야 한다고 조언했다.


실버용품은 또 일반 제품과 달리 가격경쟁력보다 품질이 훨씬 중요하기 때문에 생산비 절감을 위해 중국 등에서 만드는 것보다 기술이 보장된 국내에서 철저한 품질관리 하에 제대로 생산해야 한다는 것이 이케다 회장의 소신이다.


실제 프랑스배드가 일본 시장에 내놓는 제품은 전량 국내 생산품이다.


노경목 기자 autonom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