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세계청소년축구선수권대회에서 미국이 '우승후보' 아르헨티나를 꺾는 이변을 연출했다. 미국은 12일(한국시간) 네덜란드 엔스케데의 헤트 디크만 경기장에서 열린 대회 D조 조별리그 1차전에서 전반 39분에 터진 채드 바렛의 선제골을 잘 지켜 '대어' 아르헨티나를 1-0으로 꺾었다. 이날 승리로 1승을 먼저 올린 미국은 한국이 포함된 F조와 함께 '죽음의 조'로 불리는 D조 예선통과를 향한 유리한 고지를 점령했다. 브라질과 함께 대회 최다우승국(4회)인 아르헨티나가 첫판부터 미국에 발목을 잡힐 것이라고 예상한 사람은 많지 않았다. 이변의 서막은 아르헨티나가 '천재 미드필더' 리오넬 메시(FC 바르셀로나)를 전술상의 이유로 선발 명단에서 제외하면서부터. 아르헨티나는 메시 대신 지난 3월 수원컵에서 미국을 2-1로 물리친 주역 에밀리아노 아르멘테로스를 기용해 공격 전개를 맡겼지만 기대만큼 상대를 압도하지는 못했다. 오히려 먼저 포문을 연 쪽은 미국. 전반 39분 마벨 와인이 상대 진영 깊숙이 오버래핑한 뒤 문전으로 올려준 크로스가 그렉 달비의 몸에 맞고 튀어나왔고, 바렛이 이 볼을 머리로 받아넣어 손쉽게 선제골을 뽑았다. 아르헨티나는 후반 들어 메시를 투입해 빠른 속도로 반격을 펼쳤으나 무위에 그치며 0-1로 무릎을 꿇었다. 경기를 마친 뒤 프란시스코 페란도 아르헨티나 감독은 "후반 들어 다소 나아지기는 했지만 우리가 할 수 있는 수준에는 미치지 못했다"고 실망을 감추지 못한 반면, 지기 슈미트 미국 감독은 "우리 팀이 자랑스럽다. 이것은 엄청난 성과"라며 기쁨을 만끽했다. B조의 중국은 지난해 유럽청소년선수권 준우승팀인 강호 터키를 2-1로 꺾고 역시 이변의 주인공이 됐다. 전반 22분 탄 왕숭의 선제 중거리포로 기선을 제압한 중국은 후반 84분 고칸 굴렉(터키)에게 동점골을 허용했으나, 인저리타임 종료 1분을 남기고 얻은 코너킥 찬스에서 상대 골키퍼가 처낸 볼을 교체멤버 자오수리가 그림같은 발리슛으로 골문을 갈라 극적인 승리를 거뒀다. 그러나 아르헨티나와 터키를 제외한 나머지 강호들은 서전을 승리로 장식하며 순항했다. 지난 대회 준우승팀 스페인은 모로코를 3-1로 제압했고, 독일도 이집트를 2-0으로 물리쳤으며 칠레는 신나는 골 세례를 퍼부으며 온두라스를 7-0으로 대파했다. ◇12일 전적 ▲B조 중국(1승) 2-1 터키(1패) 우크라이나(1승) 3-1 파나마(1패) ▲C조 스페인(1승) 3-1 모로코(1패) 칠레(1승) 7-0 온두라스(1패) ▲D조 미국(1승) 1-0 아르헨티나(1패) 독일(1승) 2-0 이집트(1패) (에멘=연합뉴스) 강건택기자 firstcircl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