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는 박주영 시대.' '천재 골잡이' 박주영(20.서울)의 신들린 듯한 득점포가 A매치 무대에서도 연달아 터지며 한국 축구의 '박주영 시대'를 예고하고 있다. 박주영은 9일(한국시간) 쿠웨이트시티 알 카즈마 경기장에서 열린 2006독일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5차전에서 시작 18분만에 선제 결승골을 뽑아 4-0 대승을 발판을 놓으며 한국에 독일행 티켓을 선사했다. 지난 3일 우즈베키스탄과의 4차전에서 국가대표 데뷔전을 치른 박주영은 당시 동점골을 뽑아 침몰 직전의 본프레레호를 구해낸 데 이어 또다시 득점포를 뿜으며 2경기 연속골을 성공시키는 무서운 상승세를 타고 있다. A매치 데뷔전부터 2경기 연속골을 뽑아낸 선수는 최순호, 김주성, 정재권, 이천수에 이어 박주영이 5번째. 우여곡절 끝에 본프레레호에 발탁된 박주영이지만 이제는 안정환(요코하마), 이동국(포항) 등 국내 최고의 공격수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게 된 것. 이동국, 차두리(프랑크푸르트)와 함께 스리톱으로 선발출장한 박주영은 단 한번의 찬스를 골로 연결시키는 '원샷원킬'의 결정력으로 자신의 가치를 입증했다. 박주영은 전반 18분 팀 동료 김동진(서울)이 페널티지역 왼쪽을 뚫고들어간 뒤 문전으로 내준 볼을 달려들면서 오른발로 찍어 골 네트를 출렁였다. 닷새 전 우즈베키스탄전에서 정경호가 살려낸 볼을 그대로 차 넣었던 장면을 연상시키는 시원한 슈팅. 동료들의 도움 패스가 정교하기는 했지만 재빠른 공간 침투능력과 자신이 원한 곳으로 정확하게 논스톱 슛을 날릴 수 있는 그만의 천부적인 발 감각이 없었다면 무위에 그칠 수도 있었던 상황이었다. 박주영의 활약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선제골을 뽑은지 10분만에 또다시 김동진의 스루패스를 받아 상대 문전을 돌파하다가 수비수의 반칙을 유도, 페널티킥을 얻어낸 것. 비록 키커는 선배 이동국에게 양보했지만 사실상 박주영이 2골을 만들어냈다고 해도 과언은 아니다. 올 시즌 K리그 FC 서울에 입단해 컵 대회 6골, 정규리그 3골을 뽑아낸 탁월한 킬러 본능을 마음껏 뽐낸 셈이다. 한때 요하네스 본프레레 대표팀 감독은 박주영에 대해 '좋은 테크닉을 지녔지만 후~ 불면 날아갈 것 같은 선수'라며 선발을 주저하기도 했지만 이날까지 보여준 박주영의 활약에 더이상 의구심을 품지는 않을 듯하다. 2005세계청소년선수권 참가차 곧바로 네덜란드로 향할 박주영이 이제는 또래 유망주들과의 경쟁에서 어떤 모습을 보여줄지 주목된다. (쿠웨이트시티=연합뉴스) 이영호기자 horn90@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