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강산이 젊은이들을 유혹하고 있다. 1998년 관광객 800여명을 태우고 금강호가 첫 출항한 이후, 관광객수 100만명을 돌파하는데 6년 반이나 걸릴 정도로 금강산은 주로 노년층들이 주로 찾는 곳으로 인식돼왔다. 실제로 현재까지 금강산을 찾은 관광객중 70%가 40대 이상이다. 그러나 올해부터는 금강산이 달라진다. 금강산 관광을 운영하는 현대아산은 해수욕장 24시간 개방, 대단위 가족호텔과 청소년수련원 건설, 골프장 개장 등을 통해 젊은 층과 가족단위의 관광객을 유치하겠다는 전략이다. 금강산 관광특구내 해금강 선상호텔이 자리잡고 있는 고성항은 벌써부터 남쪽에서 찾아올 여름 피서객을 맞을 채비에 분주했다. 고성항이 내려다보이는 언덕에는 102개의 객실에 700여명을 수용할 수 있는 가족호텔이 7월 말 완공을 앞두고 마무리 공사가 한창이다. 또 그 옆으로는 800여명의 청소년을 한꺼번에 수용할 수 있는 청소년수련원이 들어서 예정이며 해변을 따라 일반인에게 상가를 분양하는 방안도 추진되고 있다. 현대아산 김윤규 부회장은 "금강산을 산과 바다가 어우러지는 명실상부한 종합관광단지로 조성하겠다"고 밝혔다. 천불산과 바리봉 등 금강산 맨 동쪽에 우뚝 솟은 봉우리와 푸른 동해 바다 물이 바로 만나는 고성항은 수심이 얕고, 2.5㎞에 이르는 모래사장이 펼쳐져 있어 2003년부터 해수욕장으로 개방돼 왔다. 하지만 관광객들 대부분이 고령인데다, 숙박시설과 편의시설이 부족해 피서지로 각광 받지 못했던 것이 사실. 하지만 올 여름부터는 관광객들의 캠핑과 야영이 허용되는데다, 가족호텔까지 완공되면 남쪽 여느 해변 못지 않은 여름 휴양지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고성항에서 금강산을 버스로 5분 정도 오르면, 70만평 규모의 골프장이 내년 10월 개장을 목표로 공사가 한창이다. 이 골프장을 운영하는 에머슨퍼시픽 이중명 회장은 "각 홀마다 금강산의 9개 봉우리와 9개 계곡을 정면으로 바라보도록 설계했다"면서 "세계에서 손꼽히는 최고의 골프장으로 만들 계획"이라고 말했다. 현대아산은 이 골프장 외에도 금강산 특구 내에 18홀, 9홀 규모의 골프장 2개를 추가로 세울 예정이다. 또 골프장에서 삼일포에 이르는 길 중턱엔 1만평 규모의 남북 합동과수원 '삼아제'가 지어졌다. 북한 농민들이 일하는 모습도 보고, 맛있는 사과와 복숭아를 구입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것이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금강산관광의 허브인 온정각에도 편의시설들이 대폭 확충된다. 우선 대규모 면세점과 푸드코트, 커피전문점 등이 들어서는 제2온정각이 내달 문을 열며 그 유명한 평양냉면을 파는 옥류관 분점도 지하1층 지상 2층 규모로 공사를 마무리하고 손님 맞을 채비를 끝냈다. 금강산 호텔 지하엔 지난해 11월 노래방 시설을 갖춘 단란주점이 들어서 관광객들의 여흥을 돋구는 데 손색이 없다. 현대아산 관계자는 "금강산은 더 이상 북에 고향을 둔 실향민이나 그 가족들을 위한 관광지가 아니다"면서 "해금강 남단에서 원산까지 109㎞를 잇는 종합개발계획까지 확정되면 금강산은 대표적 가족단위의 휴양지가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금강산=연합뉴스) 이정진기자 transil@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