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에 사는 외국인들은 서울의 이미지에 대해 대부분 "콘크리트 빌딩으로만 채워진 도시 같다"고 말한다. 도시민들의 피부에 가장 먼저 와닿는 '어메니티'(amenity·쾌적함)의 상징인 녹지공간이 크게 부족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서울의 인구 1인당 녹지면적은 15㎡로 미국 뉴욕(14.12㎡) 일본 도쿄(4.46㎡)에 앞선다. 그런데도 이들 도시보다 서울이 훨씬 삭막하게 느껴지는 이유는 뭘까. 전문가들은 전체 녹지공간은 넓지만 생활권과 밀접하게 연결된 녹지가 상대적으로 적어서라고 지적한다. 실제 서울 녹지의 큰 부분을 차지하는 월드컵공원과 올림픽공원은 도심 외곽에 위치해 있다. 그나마 도심 속 푸른 공간이라 할 수 있는 경복궁 덕수궁 비원 등은 담으로 둘러싸여 있어 시민들은 자연의 혜택을 거의 받지 못하는 실정이다. 이렇다보니 동네 공원이나 도심의 산책로 등 서울의 생활권 공원 면적은 1인당 4.6㎡(2004년 말 현재)에 그치고 있다. 이는 뉴욕(10.3㎡)의 절반,영국 런던(24.2㎡)과 독일 베를린(24.5㎡)의 5분의 1에 불과한 수준이다. 이런 맥락에서 2년5개월 동안의 공사 끝에 오는 18일 뚝섬 일대에 문을 여는 '서울숲'은 큰 의미가 있다. 35만평 규모의 서울숲이 개장되면 상대적으로 부족했던 서울 동북부의 녹지가 크게 늘어난다. 또 청계천과 한강시민공원 올림픽공원을 잇는 녹지축의 '고리'역할을 하게 돼 시민들이 느끼는 쾌적함의 정도는 한층 커질 것으로 보인다. 서울은 인구 규모와 면적,각종 편의시설 등에서 뉴욕이나 런던에 결코 뒤지지 않는다. 그럼에도 외국인들이 살고 싶어하는 선호도에선 항상 이들 도시보다 떨어진다. 뉴욕의 센트럴파크나 런던의 하이드파크 등과 같은 도시를 대표하는 녹지공간이 없는 게 큰 이유이다. 런던 파리 뉴욕 싱가포르 등 외국자본과 인재들이 몰리는 글로벌 도시들은 저마다 독특한 매력을 지니고 있다. 서울숲이 센트럴파크나 하이드파크처럼 전세계인들이 즐겨 찾는 관광명소로 자리잡길,그래서 서울을 글로벌 도시로 업그레이드하는 촉매가 되길 기대해본다. 강동균 사회부 기자 kd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