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인점 신세계 이마트가 개최한 `제1회 중소기업 우수상품 박람회'에는 오전 10시 행사가 시작되기도 전에 전국 각지에서 몰려든 중소기업 관계자들로 북새통을 이뤘다. 이 행사는 우수 중소기업의 상품을 발굴해 이마트에 입점할 수 있는 기회를 주기 위해 마련된 것이다. 이날 행사에 참가한 중소기업은 152개. 이마트는 이번 행사를 위해 지난달 2일부터 16일까지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참가 신청을 받았으며 서류심사와 사전 상담을 통해 1천315개의 참가 신청 업체 가운데 152개사를 행사 참가 업체로 선정했다. 제1관은 국내에 제조 기반을 둔 130여개 중소기업의 `국산 제품'만 모아놓은 메인 전시관. 제2관에는 해외 라이선스 브랜드나 국내 업체가 해외 공장에서 생산한 제품을 전시했다. 이날 행사장에는 바이어, 판매사원 등 이마트 관계자 외에 서울대 전재근 교수, 삼성패션연구소 서정미 팀장 등 전문가와 소비자단체 `주부클럽연합회' 회원 등 외부 심사단 30여명이 나와 130개 부스를 돌며 제품을 평가했다. 중소기업들의 반응은 뜨거웠다. 즉석 면류.떡류를 생산하는 보우B&F 최태규 사장(45)은 "중소기업으로서 그동안 판로 개척에 어려움을 겪어왔는데 브랜드가 아닌 제품력으로 평가를 받을 수 있어 좋은 기회인 것 같다"고 말했다. 야생화 압화 전문업체 `라이브 산업'의 권재범 과장(34)은 "박람회에 참가하기 위해 부산에서 올라왔다"며 "서류심사부터 쉽지 않았지만 공평하게 기회를 준다는 점에서 기대가 크다"고 말했다. 이마트는 기본적으로 행사 참여 업체 모두에게 입점 기회를 준다는 방침이다. 행사 참가 업체를 3개 그룹으로 나눈 뒤 점수를 낮게 받은 업체에 대해서는 시범 판매한 후 실적이 좋으면 매장에 정식 입점시킬 계획이다. 이경상 이마트 대표는 "국내에 기반을 둔 이마트가 국내 제조업체들과 함께 성장하는 기회를 마련하는 취지에서 이번 행사를 기획했다"며 "앞으로 이같은 행사를 연간 2회로 정례화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이 대표는 "국내에서 생산된 제품을 우선하되 부족한 부문은 해외에서 채우는 방향으로 나갈 것"이라며 "특히 쌀, 김치 등 국민 정서와 직결되는 제품에 대해서는 (해외 직소싱을) 자제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마트 상품본부장 홍충섭 부사장은 "이렇게 우수한 업체들이 왜 진작 찾아오지 않았는지 의문이 들 정도였다"며 "중소기업에는 판매 기회를 주고 이마트로서는 차별화된 제품을 확보할 수 있어 일석이조"라고 말했다. 홍 부사장은 "경쟁력 강화를 위해 해외 직소싱 확대가 불가피하지만 해외 직소싱에 올인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값싼 제품을 소비자에게 제공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소비자의 마음을 잡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중국 가전업체 하이얼의 와인 냉장고를 판매한 적이 있었는데 중국 제품에 대한 소비자들의 신뢰가 낮아 잘 팔리지 않았다"며 "국내 중소기업들도 차별화하지 않으면 중국의 저가 공세에 밀려 살아남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황윤정기자 yunzhe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