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들어 셋톱박스 종목은 코스닥 시장의 IT(정보기술)업종 중에서도 돋보이는 행보를 보이고 있다. 특히 상위 3인방의 약진이 두각을 나타낸다. 대장주인 휴맥스가 52주 신고가를 연일 경신하며 앞서 나가자 홈캐스트도 이에 뒤질세라 신고가 대열에 합류했다. 토필드 역시 최근 반등세가 뚜렷하다. 가장 눈에 띄는 종목은 역시 휴맥스. 지난해 상반기까지만 해도 실적 악화와 경쟁 심화 우려감이 겹치면서 주가가 곤두박질쳤었다. 지난해 초 1만5000원대였던 주가는 5월 들어 6000원대까지 밀렸다. 급기야 삼성증권에서는 매도의견까지 내놓을 정도였다. 하지만 올 들어서는 실적회복 기대감으로 주가가 상승곡선을 타기 시작,최근에는 2배로 오른 1만2000원대까지 뛰었다. 홈캐스트의 두각도 돋보인다. 작년 저점 대비 상승률만 따지면 오히려 휴맥스를 뛰어넘는다. 지난해 2625원까지 추락했던 주가는 지난 3일 7350원까지 뛰었다. 두 종목 모두 이동평균선이 위에서부터 '정배열'되면서 상승 추세가 완연함을 보여줬다. 토필드는 이들 종목과 달리 지난달 52주 신저가까지 떨어지는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최근에는 반등에 나서며 지난 3일엔 직전 저점 대비 15.9%까지 상승했다. 전문가들은 셋톱박스의 업황이 본격적인 '턴어라운드' 국면에 접어들었다고 보고 있다. 가장 큰 이유는 수요 증가다. 한동안 주춤하던 셋톱박스 수요는 미국과 유럽 아시아 지역을 중심으로 CATV(케이블TV)의 디지털방송이 본격적으로 진행됨에 따라 꾸준히 늘어나고 있다. 국내 셋톱박스 업체들이 고부가가치 제품군으로 변화를 꾀하고 있는 점도 모멘텀으로 작용하고 있다. 업체별 재료는 제각각이어서 진행 상황을 체크해 봐야 한다. 휴맥스의 경우 디지털TV 등 글로벌 가전 분야로 변신을 꾀하고 있고,홈캐스트와 청람디지탈은 DMB 단말기 개발에 뛰어들고 있다. 토필드는 계속 지연되고 있는 유럽 방송시장 진출이 성사되는지를 지켜볼 필요가 있다. 현대디지탈텍도 올해 차량용 DMB 단말기와 스마트폰 등에 뛰어들며 제2의 중흥기를 노리고 있다. 고경봉 기자 kgb@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