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마 교황 베네딕토 16세는 이탈리아의 생명윤리법에 대한 국민투표를 앞두고 6일 보수 가톨릭계의 입장을 대변해 동성간 결합, 낙태, 줄기세포 연구 등을 비난했다. 베네딕토 16세는 이날 성요한 라테란 성당에서 열린 가족의 역할에 대한 로마교구 회의에서 동성간 결합을 무정부적인 "사이비 혼인관계"라고 비난하고, 낙태와 줄기세포 연구를 "생명체를 파괴하고 조작하는 행위"라며 반대했다. 교황은 회의 연설에서 결혼은 남성과 여성 사이 결합이라고 재차 말하며 "동거, 계약결혼, 동성인들간의 사이비 부부관계 같은 다양한 형태의 결혼 해체는 인간의 진정한 자유를 잘못 해석하는 무정부적인 자유의 표현양태"라고 지적했다. 베네딕토 16세는 교황 즉위 전 요제프 라칭거 추기경 시절인 지난 2003년 신앙교리성 수장으로서 동성간 결합에 반대하는 바티칸 교황청의 캠페인을 이끌었다. 교황은 또 어린이는 결혼의 산물이며, 인간에 대한 신의 사랑을 보여주는 것이라며 가톨릭교회의 낙태 반대 입장을 재천명했다. 교황의 이 같은 발언은 12∼13일 실시되는 국민투표에 반대하는 입장을 시사한 것으로 주위에서는 보고 있다. 이탈리아 국민투표에서는 인간 배아를 신생아로 간주하고, 인공수정의 자격을 이성커플에 제한하며, 줄기세포 연구를 금지하는 현행 생명윤리법의 엄격한 조항을 폐기할지 여부를 유권자들에게 묻는다. 이탈리아 주교들은 가톨릭교도에게 투표율 50% 이하로 국민투표가 무산될 수 있도록 투표장에 나가지 말라고 독려하고 있다. (로마 APㆍAFP=연합뉴스) kjh@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