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강주에 대한 주식시장의 평가가 날이 갈수록 차가워지고 있다. 철강주들은 지난 3월 종합주가지수 1,000선 등정의 주역중 하나였고 이후에도 중소형주를 중심으로 강한 '바람'을 타기도 했지만 지난 2∼3주 사이 국내외 증권사들이 연이어 실적과 목표가 하향 조정을 단행하는 등 '변방'으로 밀려나고 있다. 증권사들의 하반기 시장전망도 오직 정보기술(IT)주와 금융주에 쏠려있을 뿐, 철강을 필두로 한 소재주들에 대해서는 잇따라 '비중축소'의견을 내놓고 있다. ◆ 철강지수 하락반전.."포스코[005490]도 못믿어"= 4월 이후 아시아 철강가격의 약세 전망이 잇따라 나오면서 철강주들은 추세적 하락세를 면치 못하다 지난 주말을 기점으로 2일까지 연 5일 반등 움직임을 보였다. 증시 전체가 종합주가지수 940대에서 970대까지 연일 반등한데다 특히 17만원대 중반까지 후퇴하며 시가총액 3위에서도 밀려난 포스코가 '가격메리트'를 무기로 다시 18만원대로 반등한게 주원인이었다. 그러나 3일 오전시장에서 시장 전체의 강보합 분위기에도 불구하고 철강.금속업종 지수는 다시 장중 한 때 1% 이상 하락하며 이틀전 수준으로 되밀렸다. '소재주엔 당분간 기대할게 없다'는 시장의 인식이 다시 부각되며 철강주 대부분이 줄줄이 약세로 돌아섰기 때문이었다. 증권사들은 지난달 중순부터 꾸준히 철강주에 대한 평가를 낮추며 과도한 기대감을 갖지 말 것을 권고해왔고 이는 국내 증시 철강주의 '지존'일뿐 아니라 세계적 우량주인 포스코 조차도 예외는 아니다. 포스코의 주력 품목이 높은 기술력을 요하는 고가제품인데다 시장에서 차지하는 위치를 감안할 때 실적 급감 우려는 크지 않지만 철강주에 대해 식어버린 투자자들의 관심을 되살리기 쉽지 않다는 배경에서다. 삼성증권이 지난달 16일 포스코의 목표가를 31만원에서 26만원으로 하향 조정한데 이어 20일에는 대신증권도 종전 대비 11.7% 낮아진 25만6천원을 제시했다. 외국계 투자은행들도 '당분간 어렵다'는 쪽으로 의견이 모아지기는 마찬가지다. 지난달 26일 골드만삭스가 중국의 대(對)일본 수출증대 등으로 아시아 철강업종의 데이터가 악화되고 있다며 '시장수익률'의견을 제시한데 이어 크레디 리요네(CLSA)는 지난 1일 철강가 조정을 이유로 포스코에 대한 투자의견을 아예 '시장수익률 하회'로 낮추고 목표가를 19만6천원으로 하향 조정했다. ◆ 증권사들, 철강업종 비중축소= 국내 증권사들은 대부분 포스코의 목표가를 낮추는 가운데에도 '매수'의견은 유지하고 있다. 실적과 가치에 비하면 여전히 저평가 상태라는 펀더멘털적 여건에 따른 것이다. 그러나 증권사들은 시장 전체의 투자전략 차원에서 보면 철강업종에 대한 비중 을 줄여야 한다는 목소리를 잇따라 내고 있다. 현대증권은 2일 내놓은 하반기 투자전략에서 "IT주와 일부 내수산업에 대해 투자비중을 늘릴 것"을 권고하면서도 석유화학, 조선,해운과 함께 철강주를 비중축소 대상으로 꼽았다. 이들 업종이 공급증가의 영향으로 투자위험이 커지고 있다는게 현대증권의 분석이다. 교보증권도 지난 1일 내놓은 6월 포트폴리오에서 "순환적 성격의 소재산업에서 예상치 못한 큰 위험이 나타날 수 있다"는 진단과 함께 철강주를 필두로 한 소재업종 비중을 축소하는 전략을 제시했고 세종증권 역시 6월 포트폴리오를 통해 "철강주의 추가급락 가능성은 낮지만 제품가 하락으로 고전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놨다. 투자전략 차원뿐만 아니라 철강업종 분석가들의 의견도 점차 낮아지고 있다. 하나증권은 지난달 하순 유럽, 미국의 철강 수입가와 중국의 철강 유통가격이 약세로 전환되고 철광석 투기수요가 줄어들고 있는 점 등이 철강제품가에 미칠 부정적 영향을 들어 철강업종에 대한 투자의견을 '중립'으로 낮췄다. 아울러 대신증권도 철근,봉형강류의 수요회복이 지연되고 있다는 점을 들어 INI스틸[004020],동국제강[001230], 한국철강[001940] 등 전기로 업체에 대한 투자의견을 20∼30%씩 대폭 하향 조정했다. (서울=연합뉴스) 김종수기자 jskin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