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초 경기 전망을 낙관하며 공격적인 영업을 주문했던 은행장들이 "경기 회복이 지연되고 있으니 영업에 신중을 기해달라"며 입장을 선회하고 있다. 강정원 국민은행장은 1일 월례조회에서 "시간이 갈수록 경기 회복세가 주춤해지는 양상이 뚜렷하다"면서 "최근의 은행권 경쟁은 너무 앞서 간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고 말했다. 외부 여건이 불확실한 만큼 무리한 금리경쟁을 통한 대출영업을 자제하라고 당부한 것이다. 강권석 기업은행장도 월례조회에서 "환율 국제유가 등 해외 변수들이 불안해 경제의 불확실성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경기의 본격적인 조기 활성화는 기대하기 어려운 실정"이라고 말했다. 강 행장은 "경기 회복이 예상보다 지연되고 있으므로 대출자산의 건전성 제고에 더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앞서 황영기 우리은행장은 "은행 실적은 개선되고 있지만 기업의 투자활동 및 가계소비 부진이 걱정된다"고 말했다. 금융계는 은행 최고경영자(CEO)들의 이 같은 인식 변화가 중소기업 및 가계 대출의 억제로 이어지지 않을지 주목하고 있다. 통상 은행들은 경기 회복기에는 대출을 늘리고 수축기에는 대출을 억제하며 리스크 관리에 치중하기 때문이다. 국민 우리 하나은행 등은 2분기부터 경기 회복이 가시화될 것으로 보고 가계,자영업자,중소기업 대출 및 카드영업을 확대해왔다. 장진모 기자 j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