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대가 사람을 만든다'는 옛말은 결코 틀린 게 없었다. 더구나 마음을 잘 다독여주고 조언을 해주는 동료가 있다면 말 그대로 '금상첨화'. 본프레레호 최고의 황태자로 재탄생한 이동국(26.포항)이 상무 선배이자 대표팀 선배인 김상식(29.성남)에 대해 마음 속에서 우러난 감사의 뜻을 전해 잔잔한 감동을 불러 일으키고 있다. 이동국은 "군대생활에서 얻은 게 있다면 오직 '김상식'이라고 할 정도"라며 "군시절부터 항상 친구처럼 편안하게 얘기를 나누고 조언을 많이 들었다"고 고백했다. 지난 98년 프랑스월드컵 본선을 통해 한국축구의 미래를 이끌 기대주로 국민적 사랑을 받았던 이동국은 지난 2002년 한일월드컵을 앞두고 최종 엔트리에서 탈락하며 축구인생 최고의 시련을 맞이 했다. 게다가 그해 치른 2002부산아시안게임 축구에서도 메달권에 진입하지 못하면서 월드컵에 나섰던 동료들이 병역혜택을 받는 동안 쓸쓸히 상무에 입대하고 말았다. 특히 이동국은 98년 프랑스 월드컵 이후 '게으른 선수'라는 오명까지 뒤집어 쓰는 개인적인 아픔을 겪기도 했다. 하지만 상무에 입대한 뒤 이동국의 축구인생은 새로운 전환기를 맞이 했다. 광주 상무의 주전 스트라이커로서 맹활약을 펼친 이동국은 지난 7월 본프레레 감독의 데뷔 무대부터 골을 넣기 시작해 그 이후 대표팀이 얻은 총 28골 중 10골이나 몰아치며 당당히 주전 원톱자리를 꿰차기에 이르렀다. 이동국은 이에 대해 "상식이 형 때문에 생각이 많이 바뀌게 됐다"고 "모든 선후배를 평등한 눈으로 바라보는 그에게서 인간적인 면을 많이 배웠다"고 강조했다. 그는 "아마도 대표팀 선수들 사이에 가장 사랑받는 선수가 김상식"이라며 "말그대로 분위기 메이커의 역할을 제대로 해주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 때문에 파주 NFC(대표팀 트레이닝센터)에서도 룸메이트였던 두 사람은 타슈켄트에서도 같은 방을 나눠쓰며 격의없는 우정을 과시하고 있다. 한편 이동국은 "타슈켄트로 떠나기 전에 고종수(전남)로부터 잘 다녀 오라는 안부전화를 받았다"며 "나 역시 대표팀에서 다시 꼭 만나자는 말로 위로했다"고 귀띔했다. (타슈켄트=연합뉴스) 이영호기자 horn90@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