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미디어의 등장은 신문산업에 위협이 되기도 하지만 동시에 큰 기회이기도 합니다." 제58차 세계신문협회(WAN) 총회 참석차 내한한 아서 설츠버그 뉴욕타임스 회장(사진)은 1일 서울 그랜드인터컨티넨탈 호텔에서 한국 기자들과 가진 간담회에서 이같이 밝혔다. 신문 독자가 줄고 있다고는 하지만 크게 우려할 정도는 아닌 만큼 독자들의 신뢰 회복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할 때라는 진단이다. "우리가 관심을 갖는 것은 뉴스이지 전달매체가 아닙니다. 종이신문이든 인터넷이든 TV든 상관없이 독자에게 양질의 뉴스를 제공하는 것이 우리의 할 일이라고 봅니다. 신문은 앞으로도 상당히 오래 동안 우리 곁에 있을 것이기 때문에 '매체 다각화' 전략으로 위기를 정면 돌파해야 한다는 생각입니다." 그는 신문이 독자들을 끌어당기기 위해서는 '신뢰'라는 근본적 가치가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신문은 신뢰를 구축하기 위해 독자와의 사회계약을 준수할 수 있어야 합니다. 계약의 내용은 진실을 보도해야 한다는 것이며 이런 근본 가치에서 멀어진다면 신문은 큰 타격을 받을 것입니다." 설츠버그 회장은 '독자의 신뢰를 얻기 위해 언론이 책임감을 갖고 정확하고 공정한 입장을 취해야 한다'는 내용의 노무현 대통령 개막 연설과 관련,"노 대통령의 견해에 전적으로 공감하지만 이런 문제에 대한 판단은 정부가 아닌 대중(public)이 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는 의견을 피력했다. 뉴욕타임스가 앞으로 '도시 신문(Urban Paper)'을 표방하겠다고 최근 밝힌 것에 대해 설츠버그 회장은 "우리 신문이 정치적으로 특정 정당을 지지한다는 의미가 아니라 시민들이 원하는 방향의 신문을 만들겠다는 뜻"이라며 "시민들의 문화적?정신적 취향에 맞는 지면을 지속적으로 제작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오는 9월로 예정된 인터넷 콘텐츠 유료화 계획도 밝혔다. 뉴스는 무료로 제공하되 칼럼리스트들이 쓰는 콘텐츠 등을 유료화해서 한 달에 5달러,1년에 50달러 정도씩 받고 고급 칼럼들을 패키지(묶음)로 제공하겠다는 복안이다. 설츠버그 회장은 유료화를 성공시키기 위해 이 패키지 가치를 더욱 높일 계획이며 이를 위해 인터넷 전문 지식을 가진 인력을 기자로 채용하기 시작했다고 덧붙였다. 최근 전 세계 신문의 추세인 '타블로이드화'에 대해 그는 "관심 있게 지켜보고 있지만 아직은 시기상조라고 본다"고 평가했다. 한편 세계신문협회 서울 총회는 1일 나흘간의 공식 일정을 모두 마치고 이날 폐막됐다. 내년도 제59차 총회는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개최된다. 김재창 기자 char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