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교발 집값 상승세가 분당과 용인에 이어 평촌까지 번지고 있다. 판교에 대한 기대감으로 매물이 들어가면서 거래없이 호가만 오르는 양상이나 중대형평형 위주로 상승세가 두드러지는 점이 최근의 분당과 용인의 집값 상승 패턴을 그대로 빼닮았다. 평촌은 판교에서 서쪽으로 10㎞ 남짓 떨어져 있어 57번 지방도로나 서울외곽순환고속도로를 이용하면 자동차로 10여분이면 판교에 닿을 수 있다. 29일 일선 중개업소들에 따르면 분당과 용인 집값이 급상승세를 타던 2-3월까지만해도 조용하던 평촌의 아파트시장이 지난달 중순부터 중대형평형을 중심으로 급등세를 타고 있다. 부동산114가 집계한 평촌의 월별 집값 변동률을 봐도 1월 -0.24%, 2월 0.37%, 3월 0.66% 등으로 1.4분기까지는 안정세를 유지했지만 4월 1.58%, 5월 1.80% 등으로 지난달부터는 상승세가 뚜렷해졌다. 특히 중대형평형 위주로 단지가 구성된 범계동 목련마을, 귀인동 꿈마을, 갈산동 샘마을에는 한달여만에 1억원 안팎씩 오른 곳이 적지 않다. 목련마을 두산아파트 48평형은 4월초에 6억원에 못미쳤지만 지금은 7억원을 훌쩍 뛰어넘는 호가에 매물이 나오고 있으며 꿈마을 현대아파트 49평형도 한달 남짓만에 1억원 정도가 뛰어 6억원에 거래되고 있다. 목련마을 대우공인 관계자는 "분당 집값이 판교를 재료로 급등하는 것을 본 주민들이 `우리도 판교랑 가깝다'면서 지난달부터 호가를 높게 내놓고 있다"고 말했다. 꿈마을 모아공인 관계자도 "더 오를 것이라는 생각에 매물을 대부분 거둬들였고 그나마 한 두개 있는 매물도 호가가 너무 높아 수요자들이 관심을 보이다가도 포기하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평촌은 판교외에 인근 의왕시의 재건축단지 이주 수요도 집값을 끌어올리는 재료로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의왕시 포일주공 1,2단지와 대우사원주택, 내손지구 연립주택 등 재건축 추진단지들이 최근 무더기로 사업승인을 받으면서 조만간 이주가 이뤄지면 도로 하나를 두고 붙어있는 꿈마을과 샘마을의 집값이 상승세를 탈 것이라는 기대 때문이다. 꿈마을 이젠공인 관계자는 "인근 의왕시 재건축단지들이 이주를 시작하면 집값이 더 오를 것이라며 매도를 보류하는 이들이 많다"고 말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평촌이 판교와 가깝기는 하지만 주거환경이 분당이나 판교보다 못하기때문에 가격 상승이 제한적일 것으로 보고 있다. 내집마련정보사 김영진 사장은 "그동안 분당 집값이 오르면 평촌도 뒤따라 오르는 경향이 있어왔다"면서 "하지만 안양 도심내에 형성된 평촌의 주거환경은 분당이나 판교보다 떨어지기 때문에 상승세가 지속되기는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이정진기자 transil@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