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덕스런' 날씨 피해가 잇따르고 있다. 한낮에는 평년보다 3-4도 높은 고온현상이 나타나고 아침에는 때늦은 서리가 내리는 등 변화무쌍한 날씨 때문에 경북북부지역 과수농가를 중심으로 농작물 피해가 특히 크다. 일부 과수농가의 경우 수확량이 예년의 절반수준에 머물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때이른 한여름 날씨로 하루살이가 급증하고 예년보다 일찍 모기가 출현하면서 보건당국도 대책마련에 비상이 걸렸다. ◇농작물 큰 피해= 경북도는 최근 농정국 소속 직원들을 청송, 안동, 봉화, 의성 등 경북북부지역에 보내 개화기 과수농가의 `결실장애' 피해 조사에 착수했다. 이는 과수 개화기와 이상기후가 맞물려 냉해, 서리피해가 잇따르고 있는데 따른 것이다. 사과로 유명한 경북 포항의 죽장.신광.기계.기북 등 4개면의 경우 500여㏊가 냉해를 입은 것으로 포항시는 집계했다. 포항시는 최근 사과 개화기를 전후해 이들 지역 아침 기온이 섭씨 0.7-3도까지 떨어지면서 사과꽃이 핀뒤 열매를 맺지 못한채 꽃상태에서 말라죽는 피해가 잇따르고 있다고 밝혔다. 일부 농가의 경우 사과나무 한그루에 10여개 미만의 사과가 달려 있는 경우도 있다는 것. 또 청송, 의성, 봉화, 영주지역 고추농가에선 예년에 비해 생육상태가 떨어지는 피해 발생하고 있고 경북북부 상당수 배 농가에서도 `저온피해'가 발생해 꽃피는 시기는 빨랐지만 발육이 안되거나 결실장애가 발생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경북도는 이와 관련, 피해상황이 집계되는 대로 중앙재해대책본부에 보고해 피해복구를 지원한다는 계획이다. 경북도 관계자는 "사과는 꽃이 필 경우 일정 온도가 유지돼야 하는데 큰 일교차로 암꽃이 꽃방에서 어는 현상이 발생하고 있다"면서 "피해 농가를 대상으로 한 다양한 소득지원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조기 방역대책 비상= 최근 평년보다 높은 고온현상이 나타나면서 보건당국도 긴장하고 있다. 대구 동구보건소는 무더운 날씨 탓에 금호강 주변지역에 하루살이가 증가하자 최근 이 일대 늪지 등을 대상으로 특별방역을 했고 서구보건소도 하수구와 쓰레기처리장 등 비위생 지역이나 공중시설 등에 대한 방역계획을 마련했다. 대구시와 시내 8개 구.군청은 장티푸스, 콜레라 등 법정 전염병의 발생 가능성에도 주목하고 있다. 한편 경북 동해안에선 50m 이하 저층에서 발생했던 냉수대(주변 수온보다 5도 이상 낮은 찬물 덩어리)가 표층수로 상승하는 현상이 나타나, 최근 전세계적으로 확인되고 있는 이상기후와 무관치 않다는 해석도 나오고 있다. 포항지방해양수산청에 따르면 지난달 초순부터 동해안의 해황을 조사한 결과 표층수온은 섭씨 16도를 유지하고 있으나 냉수대의 위치는 지난 19일 포항 연안의 수심 35m에 머물던 것이 20일에는 25m까지 치솟는 등 상승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수온이 급변할 경우 넙치, 우럭 등 각종 양식어류가 스트레스를 받아 집단 폐사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양식어민들이 긴장하고 있다. (대구=연합뉴스) 이윤조 류성무기자 yoonjo@yna.co.kr tjda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