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천400여명 서민의 `눈물과 한'이 서린 `굿모닝시티'가 드디어 쇼핑몰 공사를 위한 첫 삽을 떴다. 28일 오후 2시 을지로 6가 동대문운동장 사거리에 있는 건설 부지에서 기공식이 열려 굿모닝시티계약자협의회 조양상 회장 등 수백명의 회원은 감격의 시간을 맞았다. 2003년 6월 터진 이른바 `굿모닝시티 게이트'로 부도를 맞아야 했던 회원들에게 지난 1년11개월은 말 그대로 고통의 시간이었지만 이날 만큼은 뜨거운 햇살에도 불구하고 조금이나마 미소를 되찾는 분위기였다. 협의회 이사인 김성섭씨는 "드디어 재산을 다시 찾았는데 그 기쁜 마음을 어떻게 말로 다 표현할 수 있겠느냐"며 "이제 정말 한시름 놨다"고 말했다. 부인 명의로 5층에 안경점을 신청했다가 하루 아침에 전 재산을 잃을 뻔한 박호신(46)씨도 "처음 사기 소식을 접했을 때는 그저 암담했는데 기공식을 맞으니 그저 기적 같기만 하다"며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박씨는 전대미문의 쇼핑몰 분양 사기가 터지자 1년11개월간 가만히 있을 수만은 없다는 생각에 부인과 함께 각종 집회에 참가하며 재산 찾기에 나섰다. 그래서 지난 1년11개월 간 `굿모닝시티 게이트'와 관련해 수뢰죄로 징역형을 받은 정대철 전 의원 집이나 초기 분양 참여 임원들, 부지 안에 위치한 을지로 6가 파출소 문제로 신경전을 벌인 중부경찰서 등에서 밤을 지새운 날도 잦았다. 윤창렬 전 대표의 분양 대금 횡령과 정ㆍ관계 로비로 사회적 파장을 몰고 온 굿모닝시티 사건으로 피해를 본 계약자는 3천442명에 피해 금액은 모두 3천700억원에 달했다. 계약자와 그 가족 중 30여명은 `화병'으로 지병이 악화돼 세상을 뜨는 안타까운 일도 일어났다. 이런 회원의 아픔을 알기에 조양상 협의회 회장은 이날 축사에서 "생명과도 같은 분양 대금을 사기당해 성실하게 살아온 인생이 한스러워 몰래 울기도 했다"며 우선 그동안 겪은 회원들의 고통을 위로했다. 그러나 조 회장은 "죽고자 하면 산다는 `필사즉생'의 정신으로 똘똘 뭉쳐 피와 눈물과 땀으로 재산을 되찾는 기적을 이루었고 앞으로 지어질 쇼핑몰의 위상을 우뚝 세우겠다"고 다짐했다. 굿모닝시티는 오는 2008년 초 완공을 목표로 지하 7층ㆍ지상 16층에 연면적 2만7천857평 규모로 지어지며 5천여개 점포가 입주하고 12∼16층엔 사무실이나 오피 스텔이 들어설 예정이다. (서울=연합뉴스) 박상돈 기자 kaka@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