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주가지수가 프로그램 매수와 미국 증시 강세 등에 힘입어 960선에 육박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대체로 미국 등 글로벌 경제에 대한 우려가 완화되고 하반기 정보기술(IT), 내수회복에 대한 기대가 점차 커지고 있는만큼 적어도 지수의 박스권 상단이 현재의 950~960선에서 980선으로 한 단계 높아질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있다. 그러나 여전히 거래량, 거래대금이 늘지 않아 추세적 강세를 뒷받침하기에는 역부족이라는 의견도 있다. ◆ 한달 열흘만에 지수 960대 회복 = 27일 오후 1시50분 현재 종합주가지수는 전날보다 16.13포인트(1.71%) 오른 960.04를 기록하고 있다. 장중 지수를 기준으로 960대 지수는 지난 4월14일(장중 최고가 973.86) 이후 한달 열흘여만에 처음이다. 지수는 그동안 기업들의 부진한 1.4분기 실적과 미국.중국 등의 경기둔화 가능성, 중국 위안화 절상 우려 등에 짓눌려 지난 4월14일 이후 전날까지 최저 911∼ 최고 952선(종가기준) 사이에서 답답한 박스권 움직임을 보여왔으나 이날 단숨에 950선을 넘어 960선까지 치닫고 있다. 이날 지수상승은 강한 프로그램 매수가 주도하고 있으며, 프로그램의 순매수 규모는 이미 2천700억원에 이르고 있다. ◆ 美 경제지표 호전과 증시랠리 영향 = 최근 국내 증시의 반등 움직임은 미국 증시 랠리의 영향을 크게 받고 있다. 전날 미국 다우존스와 나스닥, 필라델피아반도체 지수는 각각 0.76%, 1.03%, 1. 86% 일제히 상승했다. 나스닥 지수의 경우 지난 13일 이후 전날까지 10거래일 동안 25일 하루를 빼고는 계속 올랐고 지난 13일 10,140선이었던 다우존스 지수 역시 최근 10,530선까지 상승했다. 이처럼 한국을 비롯한 세계 증시의 반등을 이끌고 있는 미국 시장 강세는 경제지표 호전에 따른 것이다. 전날 발표된 미국의 1.4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3.5%로, 잠정치인 3.1%를 크게 웃돌아 미국 경제에 대한 시장의 불안과 우려를 줄였다. 이에 앞서 지난 18일 발표된 4월 미국의 핵심 소비자물가지수(CPI)도 안정세를 보였고 지난 12일에는 4월 소매판매 증가율이 예상보다 높은 1.4%를 기록해 인플레이션과 경기침체에 대한 우려가 상당부분 불식된 상태다. 홍성태 굿모닝신한증권 투자분석부장은 "무엇보다 미국 증시가 바닥을 확인한 것으로 분석되고 있는데다 GDP, 고용 등 주요 경제 지표 개선도 뚜렷해 국내 투자심리 회복에 큰 도움이 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황창중 우리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환율, 유가 등 주요 외생 변수가 다소 개선되고 있고, 3.4분기 이후 소비 및 IT 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도 커져 전반적으로 시장의 분위기가 좋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 상승세 980선까지 이어질 가능성도 = 이제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지수가 60일이동평균선이 걸쳐있는 960선을 한번에 뚫고 가파르게 오르지는 못하더라도, 박스권 범위 상단이 980선 정도까지 확대될 가능성은 충분하다는 의견이 제기되고 있다. 이종우 한화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무엇보다 지난 1~2개월간 수많은 악재 속에서도 지수가 900선 밑으로 떨어지지 않았다는 점이 중요하다"면서 "투자자들 사이에서 지수가 바닥을 이미 찍었고 추가 하락 가능성은 낮다는 믿음이 퍼지고 있는만큼 상승세가 꾸준히 이어져 다음달초께 지수는 980선에 이를 것"이라고 전망했다. 굿모닝신한증권 홍 부장도 "현재의 분위기로는 지수 변동 범위 상단이 기존의 960선에서 980~990선 정도까지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면서 "기간 조정을 충분히 거친데다, MSCI 대만비중 상향조정에 따른 외국인들의 한국 포트폴리오 조정이 거의 마무리돼 향후 대규모 외국인 매물 출회 가능성이 낮아졌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최근 지수 강세가 많은 부분 불안정한 수급주체인 프로그램 매매에 의존한 것이라는 지적에 대해서도 이들은 "현물시장의 프로그램 매수세는 베이시스(선.현물간 가격차) 개선으로 촉발되는 것이며, 이 베이시스 개선은 다시 한국시장에 대한 긍정적 전망이 반영된 선물시장 강세에 따른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나 여전히 2억5천만주 안팎, 1조5천억원대 안팎에 머물고 있는 거래량과 거래대금은 추세적 상승의 큰 걸림돌로 거론되고 있다. 우리증권의 황 팀장은 "해외 변수가 개선되고 있는 것은 사실이나 거래규모가 현재 수준에서 늘지 않는다면 960선 부근의 매물을 모두 소화하는데 예상보다 많은 시간이 걸릴 수 있다"고 우려했다. (서울=연합뉴스) 신호경기자 shk999@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