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평가할 수 있는 선배들이 아닙니다.(안)정환 형에게서는 기술을, (이)동국 형에게서는 포스트 플레이를 배우겠습니다."


'천재 골잡이' 박주영(20.FC서울)이 24일 2006독일월드컵축구 아시아 최종예선 우즈베키스탄(6월3일), 쿠웨이트 원정(6월9일.이상 한국시간)에 대비한 본프레레호의 파주 소집훈련에 참가해 태극전사 선배들과 발을 맞췄다.


박주영은 "이렇게 뽑아주셔서 들어오게 됐다.


뽑아주신 이유가 있다고 생각한다.


내가 갖고 있는 걸 보여줄 수 있도록 열심히 하겠다"고 말했다.


특유의 낮고 차분한 목소리였지만 본프레레호의 막내로 이제 막 훈련 캠프에 발을 내디딘 다부진 각오가 묻어났다.


현재 대표팀의 공격라인은 박주영을 포함해 안정환(29.요코하마), 이동국(26.포항), 정경호(25.광주), 차두리(25.프랑크푸르트), 김대의(31.성남), 김진용(23.울산)까지 모두 7명.

박주영은 그러나 '경쟁'이라는 개념은 철저히 배제했다.


공격진의 포지션 경쟁에 대해 묻자 "경쟁이라기보다는 많이 배울 생각이다.


워낙 잘 하는 선배들이라 내가 뭐라고 평할 수 있는 단계가 아니다"는 답이 돌아왔다.


그렇다면 안정환, 이동국의 어떤 점을 배우고 싶으냐는 질문에 "기술과 포스트 플레이"라고 답했다.


대표팀에 발탁됐을 당시 인터뷰와 마찬가지로 "공격 포지션은 어디든 자신있다"며 당찬 자신감을 보이면서도 "조금이라도 들어가서 뛸 수 있다면 승리에 보탬이 되는 선수로 남고 싶다"고 했다.


그러기 위해서는 남다른 준비가 필요하다는 말도 잊지 않았다.


통상 스트라이커 또는 게임메이커에게 주는 등번호 '10'을 부여받았다는 말에는 "번호는 뭘 받았는지 모르겠다"며 개의치 않겠다는 표정이었다.


우즈베키스탄.쿠웨이트 원정을 마친 뒤 네덜란드에서 현지 합류해야 할 청소년대표팀에 대해서는 "큰 부담은 느끼지 않는다"고 하면서도 최대한 몸을 잘 관리해야 한다는 걸 알고 있다고 단서를 붙였다.


박주영은 "청소년대회에 나가든, 여기 있든 뛰는 경기 수는 비슷하다.


장시간 비행기 원정에서 어떻게 몸 관리를 잘하느냐가 중요하다.


청소년대표팀 동료들과 발을 맞춰볼 시간이 없기는 하지만 그동안 많이 해본 친구들이고 잘하는 친구들이라 크게 부담은 갖지 않는다"고 말했다.


박주영은 당초 청소년팀 동료 김진규(20.주빌로 이와타)와 트레이닝센터 룸메이트를 하기로 했지만 김진규가 4개국 청소년대회 출전 때문에 이날 합류하지 않아 '리틀 칸' 김영광(22.전남)과 방을 같이 썼다.


박주영은 "선배들에게 따로 찾아 다니면서 인사하지는 않았지만 마주치는 대로 깍듯이 인사했다"고 덧붙였다.


한편 박주영은 이날 훈련에서 실시한 8대8 연습경기에서도 깔끔한 플레이로 본프레레 감독과 선배들에게 나름대로 어필했다.


박주영은 이동국, 김진용, 박요셉(광주), 박규선(전북), 김영철, 김상식(이상 성남)과 함께 같은 편에 서서 주로 왼쪽 측면 공격수로 부지런한 움직임을 보였다.


박주영은 연습경기 전반 박요셉의 날카로운 측면 땅볼 크로스를 받아 수비수 한명을 옆으로 제치며 왼발 인사이드로 가볍게 네트를 흔들었다.


이동국과 안정환도 각각 2골씩 터뜨리며 쾌조의 골 감각을 뽐냈고 광주 상무의 '일병' 정경호는 시종 종횡무진 그라운드를 휘젓고 다녀 이날 소집 선수 중 가장 눈에 띄는 플레이를 선보였다.


이동국은 연습경기 직후 박주영의 플레이를 평가해달라는 질문에 "스피드와 패스, 드리블 등 모든 면에서 훌륭히 적응할 수 있는 후배인 것 같다.


호흡을 맞추면 팀에 많은 도움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파주=연합뉴스) 옥 철기자 oakchul@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