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이스 이나시오 룰라 다 실바 브라질 대통령의 일본 방문을 앞두고 '데카세키'로 불리는 일본 거주 브라질인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고 브라질 언론이 23일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데카세키는 지난 2003년 말 현재 27만4천700여명으로 일본에 거주하는 외국인으로는 한국(61만3천791명)과 중국(46만2천396명)에 이어 세번째로 큰 공동체를 이루고 있다. 이는 해외에 형성돼 있는 브라질인 공동체로는 가장 큰 규모로, 이들은 현재 12가지의 잡지와 2개의 주간지, 인터넷 TV 및 라디오 채널을 운영하고 있다. 1990년대 초 연간 6만여명씩 유입되면서 급속도로 확대된 데카세키는 일본 정부로부터 각종 세제상의 혜택을 받으며 현재도 규모가 계속 확대되고 있다. 지난 1996년 문을 연 쇼핑센터 '브라질리안 플라자'가 운영되고 있으며, 1997년에는 브라질 음악 CD만을 전문적으로 판매하는 '카이샤 데 무지카'가 처음 선보인 이래 지금까지 성업 중이다. 상파울루 가톨릭대학(PUC) 심리학과 교코 나카가와 교수는 데카사키들은 일본 속의 브라질을 형성하며 발전하고 있다고 전하고 "일본에서 출생하는 데카세키 후손들이 연간 3천명에 달하며, 현재 4세 이하 어린이가 1만6천771명 정도로 데카사키 확대의 원천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데카사키들은 일본 내 47개 지역에 나뉘어 살고 있으며, 시즈오카 지역의 경우 외국인 거주자의 50%를 점하고 있다. 이같은 수치는 전체 국민 가운데 외국인 거주자가 2%를 넘지 않는 일본에서는 매우 드문 경우에 속하며 데카세키의 일본생활 적응과정을 연구하는 기관도 운영되고 있다고 브라질 언론은 전했다. 브라질 언론은 "지난 2003년 1만568명의 브라질인들이 한꺼번에 일본 영주권을 취득해 1998년에 비해 무려 16배 이상 늘어난 수치를 기록했다"면서 "이는 지난 1990년 일본 정부가 해외에 거주하는 일본인 이민 2~3세에 대한 입국조건을 대폭 완화하는 법률을 제정한데 따른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나 브라질인들은 외국인 거주자에 대해 배타적인 일본 내 분위기로 인해 여전히 불이익을 받는 경우가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브라질 언론은 "지난 1990년대 이후 데카세키들의 생활여건을 상당히 좋아졌다"면서 "그러나 일본 기업에 취업한 데카세키들은 고용주에게 여권을 맡겨야 하며 비위생적인 근무여건, 의사소통의 어려움, 문화적 차이 등 아직도 많은 문제를 안고 있다"고 지적했다. (상파울루=연합뉴스) 김재순 통신원 fidelis21c@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