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글로벌 재테크 시장에서는 금융자산보다는 실물자산,헤지펀드를 비롯한 각종 펀드보다는 금융회사 예금,지역별로는 이머징 마켓보다는 선진국 시장에 대한 선호경향이 뚜렷하다. 국제 외환시장에서도 쌍둥이 적자에 대한 우려와 상관없이 안전통화(safe-haven currency)로서 미 달러화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지고 있다. 특히 회사채 시장은 급속히 위축되는 대신 국채시장이 부각되는 점이 눈에 띈다. 국채 가운데에서도 이머징 국가의 국채보다는 선진국 국채, 만기별로는 단기채보다는 장기채의 선호도가 높은 점이 주목된다. 한마디로 안전자산 선호경향(flight to quality)이 높아지는 전형적인 약세장의 모습이다. 가장 큰 요인은 세계경기가 둔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세계 경기는 이미 정점을 지나 성장률(IMF 기준)이 지난해 5%대에서 올 상반기에는 4%대로 내려앉을 것으로 추정된다. 국제 유동성이 위축되고 있는 것도 위험자산을 기피하는 요인이다. 미국의 연방기금금리는 불과 1년만에 2%포인트나 인상됐다. 영국 호주 중국 등의 정책금리도 올랐다. 절대적인 유동성 뿐만 아니라 국제 간 자금흐름을 주도하고 있는 각종 펀드들의 활동력 지표인 레버리지 비율도 각종 위기설에 따라 급격히 축소되고 있는 것이 요즘 분위기다. 그동안 주식 및 부동산과 같은 위험자산을 선호해왔던 국내 재테크 시장에서는 이달 들어 일정한 방향을 찾지 못하고 혼돈상태를 보이고 있다. 앞으로 주가 부동산값에 대해 낙관론과 비관론이 혼재돼 있는 가운데 단기 부동자금이 늘고 있는 것이 이같은 움직임을 뒷받침해 준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이달들어 13일까지 투신권의 대표적인 단기상품인 머니마켓펀드(MMF)에 1조2500억원이 넘는 시중자금이 들어왔다. 이는 지난 한달간 유입액인 7800억원을 크게 웃도는 수준이다. 은행권의 예금에도 시중자금이 많이 들어오고 있다. 지난달 7조원이 유입된 시중은행의 예금이 이달 들어 13일까지 5600억원이 들어왔다. 단기부동화 이외에는 주식형 상품과 채권형 상품 간 어느 한 방향으로 몰리지 않는 것은 요즘 시중자금 흐름의 특징이다. 국내 재테크 자금이 이처럼 일정한 방향성을 찾지 못하는 것은 경기의 미래가 불투명하기 때문이다. 결국 지금의 혼재국면을 벗어나는 것은 우리 경기의 앞날이 보다 명확해진 후에나 가능하다는 얘기다. 한상춘 논설.전문위원 sch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