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의 이라크 석유-식량프로그램 비리 의혹을 조사중인 미국 상원 조사위원회는 11일 프랑스와 영국의 유력 정치인 두 명이 사담 후세인 체제를 지지해주는 대가로 이라크로부터 석유 수백만 배럴을 받았다고 주장했다. 조사위는 이날 공개한 보고서에서 영국의 조지 갤로웨이 의원과 샤를 파스콰 전 프랑스 내무장관이 후세인체제 당시 석유를 배당받았다면서 전직 이라크 관리들과 가진 인터뷰 내용과 서한, 계약서 등을 증거물로 제시했다. 이들 의원은 지난 90년대 유엔의 이라크 제재에 강하게 반대했던 인물로 특히 갤로웨이 의원은 영국군의 이라크 참전에 반대하다 영국 노동당에서 제명되기도 했다. 이들은 이전에도 석유-식량 프로그램과 관련해 부패 주장이 제기됐지만 일절 혐의를 부인해왔다. 조사위는 파스콰 전 내무장관의 경우 99년부터 2000년까지 1천100만배럴의 석유를 할당받았으며 갤로웨이 의원은 지난 2000년부터 2003년까지 2천만 배럴의 석유를 받았다고 밝혔다. 보고서는 타리크 아지즈 전 이라크 외무장관과 타하 야신 라마단 전 이라크 부통령 등 현재 미국에 구금돼 있는 전직 고위 이라크 관리들과 인터뷰에서 얻은 정보를 토대로 이같은 의혹을 제기했다. 보고서는 또 지난 98년 백혈병을 앓던 이라크 4세 소녀를 돕기 위해 갤로웨이 의원이 설립한 '마리암스 어필'이라는 기금이 언급돼 있는 이라크 국가석유판매기구(SOMO)의 계약서 사본을 제시했다. 조사위는 갤로웨이 의원이 받은 석유 중 300만 배럴의 양도 사실을 숨기는데 이 기금이 사용됐을 가능성이 있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조사위는 그러나 이번 보고서 내용이 지난 2003년 4월 영국 일간 데일리 텔레그래프가 갤로웨이 의원이 사담 후세인 정권으로부터 돈을 받았다고 보도했던 것과는 다른 내용이라고 설명했다. 당시 갤로웨이 의원은 데일리 텔레그래프를 상대로 명예훼손 소송을 제기했으며 지난해 승소한 바 있으며 비슷한 내용의 보도에 대해 크리스천 사이언스 모니터를 상대로 공개 사과를 받아 낸 적도 있다. 보고서는 파스콰 전 장관의 경우 자신에게 배당된 석유를 어떻게 받느냐를 두고 SOMO측과 논쟁을 벌이기도 했으며 결국 SOMO측 주장대로 프랑스 회사를 통해 석유를 받았다고 주장했다. 조사위를 이끌고 있는 놈 콜먼 미공화당 의원은 "이번 보고서는 사담 후세인이 파스콰나 갤로웨이 같은 자기편 정치인들에게 보상을 해 주기 위해 석유-식량 프로그램을 어떻게 이용했는지를 폭로하고 있다"고 말했다. (유엔본부 AP=연합뉴스) zitron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