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2006.04.03 00:05
수정2006.04.03 00:07
서울대 의과대학이 의학전문대학원(메디컬스쿨)으로 전환하라는 정부 방침에 반발, 교수 회의를 거쳐 전환하지 않기로 확정했다.
서울대 의대가 메디컬스쿨 전환에 공식 반대하고 나섬에 따라 다른 의대들의 메디컬스쿨 전환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
서울대 의대는 18일 왕규창 학장 명의의 '의학전문대학원에 대한 서울대 의대 견해'라는 성명서를 내고 "지난 10일 긴급주임교수회의를 열어 찬반 투표를 한 결과 찬성 0, 기권 3, 반대 41로 의학전문대학원 전환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결정했다"고 밝혔다.
서울대 의대는 "미국을 제외한 대부분 국가에서 의사들은 5∼6년의 교육과정을 밟는다"면서 "메디컬스쿨이 되면 교육기간이 8년으로 늘어나는 만큼 연장된 기간과 높아진 등록금은 사회적 비용으로 되돌아올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 "대다수 의대가 메디컬스쿨로 전환된다 해도 의대 입학을 위한 교육열과 사교육비는 메디컬스쿨 입학을 위한 사교육비로 전환돼 줄지는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서울대 의대는 "대학의 자율에 맡겨 원하는 의대는 의대로 남게 해주고 학사편입학을 전체 정원의 일정 범위 (10~20%) 이내로 조정함으로써 대졸자들이 의사가 될 수 있는 길을 여는 것이 메디컬스쿨의 대안이 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서울대 의대는 이와 함께 "최근 교육부가 의학전문대학원 전환 유도 정책을 서두르면서 서울대 의대에 메디컬스쿨로 전환하지 않으면 교육부 재정지원사업에서 제외하고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 승인 불가 등의 조치를 취하겠다고 압박하고 있다"며 강력히 반발했다.
김현석 기자 reali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