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생들이 큰 기대감을 갖고 인턴십에 나서지만 기대와 달리 허드렛일을 하거나 회사 또는 고참들로부터 부당한 대우를 받는 일이 많다고 아시안월스트리트저널(AWSJ)이 12일 보도했다. 이 신문은 올 여름에도 많은 회사들이 인턴사원을 뽑을 예정이지만 지금까지 인턴십을 경험한 이들은 자신들이 의도했던 것과는 전혀 다른 일을 겪는 경우가 많았다며 미국에서의 사례를 소개했다. 13년전 유명 출판사에서 인턴십을 경험한 프란체스코 세디타는 자신의 상상력을 키우기 위해 한 유명 출판업자에게 채용돼 인턴십을 시작했지만 그 해 여름 자신은 사장의 점심거리를 사오거나 그의 수표를 끊고 열쇠를 복사하거나 파티용 의상을 고르며 시간을 보냈다고 회고했다. 어떤 회사는 상사의 하찮은 요구에 어떻게 반응하는지를 보겠다는 식으로 인턴사원들에게 잡일을 시킨 사례도 있다. 몇 년 전 한 투자은행에서 인턴십을 했던 스카이 쿠르치는 회사측이 포트폴리오 분석과 판매 방식에 대한 훈련을 시킨다며 자신에게 텔레마케팅 일을 시켰다고 말했다. 회사는 3개월간 1만개의 전화번호를 끌어안고 누군가에게 전화를 걸어 별로 중요하지도 않은 세미나에 참석해 달라고 설득하는 일을 해야 했고 때로는 커피나 햄버거 심부름도 했다. 인턴사원이 값싼 노동력 제공자로 활용되기도 한다. 환자에게 적당한 운동이나 일을 시키면서 회복시키는 '운동 요법사'로 일했던 샤론 쿠크는 골반이 골절된 91세 노파의 몸무게를 재기 위해 바퀴 달린 침대에 노파를 올리느라 곤욕을 치렀다고 말했다. 어떤 무역회사에서는 인턴사원들을 술집 야유회나 야외 운동, 가내 파티 또는 스트립 클럽 일에 동원하기도 했다. 또 상사들로부터의 끊임없는 욕설을 듣거나 정신적 학대를 당하는 등 무방비상태의 인턴사원들이 괴롭힘을 당하는 경우도 있다. 신참자 혹사훈련에 관한 책을 쓰고 있는 심리학자 수전 리프킨스는 학생들은 대학생활을 시작하면서부터 신참 괴롭히기에 길들여진다고 지적했다. AWSJ은 인턴십을 경험한 이들이 얻는 소득이 있다면 일자리를 얻기 위해서는 당초의 기대를 접어야 한다는 교훈을 얻는 것이라고 전했다. 이 신문은 또 인턴십을 하는 회사들의 속셈은 크게 3가지로 △일반 사원들에게 시킬 수 없는 업무를 시키거나 △사원들에게 '여름나기 장난감'을 제공함으로써 사기를 높여주거나 △그저 값싼 노동력을 이용하려 한다고 꼬집었다. (서울=연합뉴스) 강진욱기자 kjw@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