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은 첩보 요원들을 새로 모집하고 먼 장래에 활동할 잠복 요원들을 심어놓는 한편 전자 첩보장비 등을 강화해 한국과 일본, 인도, 러시아, 동남아 및 대만에서 미군의 동정을 감시하고 있다고 미 국방부가 새 보고서를 통해 분석했다. 국방부 직원들에게 배포된 "정보위협안내서"라는 이 보고서는 중국이 재래식 군사력을 강화해오고 있을 뿐 아니라 지난 1980년대 중반부터 미국과 러시아에 이어 세계 제3위의 도청 및 감청 능력을 개발해 왔다면서 "중국의 첩보 능력이 발달할 수록 중국 군과 무기에 관한 우려도 커진다"고 지적했다. 102쪽의 이 안내서는 중국이 인도와 일본, 러시아, 한국, 동남아 및 대만지역 주둔 미군 시설에서 나오는 신호를 감시하고 있다고 지적하고 그러나 이런 능력이 미군에 상당한 위협을 준다는 시사는 없다고 덧붙였다. 이 책자는 중국이 국내에 수십개의 감시기지와 미얀마, 서사군도(西沙群島)내 로키섬, 안다만해의 코코스제도 등지에 감청기지들을 운영하는 한편 선박들을 동원해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 벌어지는 미군의 작전과 훈련을 감시하고 있으며 이에 따라 동남아 전역에서 정교한 신호첩보작전을 수행할 능력이 있다고 분석했다. 안내서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중국의 첩보활동의 대부분은 앞으로도 계속 첩자들과 미국의 란드연구소 등에서 발표되는 보고서들 및 의회 자료 등 공개된 정보를 토대로 하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 책자는 또 중국이 지금은 러시아 상공에서 위성 사진을 촬영하고 이를 이용해 영상자료를 수집할 능력이 제한돼 있지만 앞으로 고해상도 지상 촬영 능력을 갖춘 위성카메라 시스템을 "아마도 개발하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안내서는 또 중국이 미국내에 7개 공관과 2천750개의 통상사무실을 운영하고 있으며 연간 2만7천명의 외교관이 미국을 방문하고 있을 뿐 아니라 10만명에 이르는 전.현 유학생 인력을 보유, 활발한 대인첩보시스템을 가동할 잠재력을 갖추고 있으며 중국계 미국인을 포섭하기 위해 활발히 움직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 책자는 "중국의 대인첩보작전은 많은 중국계 미국인들로부터 나오는 소량의 정보에 의존하고 있다"고 지적하고 "중국은 가능한 한 많은 중국계 미국인들을 포섭하거나 최소한 `사귀기라도' 하려고 노력하고 있는데 이는 언젠가는 이들 중 몇명이라도 중국을 비밀리에 도와야 한다는 의무감을 갖게 될 것이란 희망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책자는 "이런 전략은 효율성은 적지만 그 양적인 방대함 만으로도 미국의 법집행 및 방첩 당국을 질리게 할 수 있다"고 말하고 중국은 이밖에도 당장의 임무는 없지만 "장기간 잠복하는" 요원들을 미국에 배치해 놓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 책자는 지난 1995년에 처음 배포된 안내서의 최신 개정판으로 메릴랜드 주 그린벨트에 있는 작전보안지원인력단이 작성한 것이다. 한편 "미국의 정보세계"라는 책을 낸 헤리티지 재단의 래리 워첼 연구원은 국방부 안내서의 내용에 대해 "중국의 전략적 영향력이 커지고 많은 미국인들과 많은 나라들이 장차 중국이 제기할 위협에 우려하는 까닭이 바로 여기 있다"고 논평했다. (워싱턴 블룸버그=연합뉴스) youngnim@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