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스크바에서 '제 2차 세계대전 승전 60주년' 기념행사가 9일 시작됐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부부는 이날 오전 9시(이하 현지시간. 한국시간 오후 2시)부터 크렘린궁 앞에서 행사 참석국 정상 부부들을 차례로 만나 영접했다. 러시아 알파벳 순서에 따라 각국 정상 내외는 50m를 걸어가 푸틴 대통령 부부를 만났으며 악수를 하고 기념사진 촬영을 했다. 각 정상은 선 채로 30여초동안 짧은 환담을 나눴다. 러시아 TV에서는 각국 정상들이 푸틴 대통령 부부가 서있는 장소까지 걸어가 만나는 장면을 생중계했다. 후진타오(胡錦濤) 중국 국가주석은 부인없이 혼자 걸어왔으며 노무현(盧武鉉) 대통령은 부인 권양숙(權良淑) 여사와 나란히 걸어가 푸틴 대통령 부부를 만났다. 푸틴 대통령과 악수를 나눈 정상들은 크레린궁 2층에 마련된 환담 장소로 이동하거나 군사 퍼레이드가 예정된 붉은광장으로 향했다. 이날 모스크바에서는 잔뜩 흐린 날씨에다 약간의 비가 내려 푸틴 대통령은 우산을 쓴 채 귀빈들을 맞이했다. 한편 이날 행사 하이라이트인 군사 퍼레이드를 위해 이날 아침부터 붉은광장에서는 예행 연습이 실시됐다. 군사 퍼레이드에는 군인 7천여명, 참전용사 3천여명 등 1만명이 참가할 예정이다. 1시간여에 걸친 군사 퍼레이드와 푸틴 대통령의 기념사 낭독이 끝나면 각국 정상들은 인근 '무명 용사의 묘'로 이동해 헌화하게 된다. 낮 12시부터는 크렘린내 6천석 규모의 대회궁전 안에 정상들과 각국 참전용사 등 총 900여명이 모이는 오찬 일정이 2시간동안 예정돼있다. 특히 푸틴 대통령은 오찬 행사에서 2차대전에 직접 참가했던 전현직 정상들과 참전용사 대표들에게 60주년 기념메달을 수여할 예정이다. 메달을 받는 정상은 그리스, 알바니아, 크로아티아 현 대통령과 글라프코스 클레리데스 전 키프로스 대통령, 보이체흐 야루젤스키 전 폴란드 대통령, 미카엘 전 루마니아 국왕 등 6명이다. 저녁에는 또 붉은광장에서 대형 콘서트가 마련되며 오후 8시 붉은광장에서는 2차대전 희생자들을 위한 묵념의 시간도 예정돼 있다. (모스크바=연합뉴스) 김병호 특파원 jerom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