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말 기준으로 320억달러 규모로 성장한 베트남 수입시장에서 한국의 수출은 외형적으로는 늘어나고 있지만 시장점유율에서는 오히려 하향 정체 추세인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중국, 태국 등 주요 경쟁국들에 비해 수출경쟁력이 2년 연속으로 떨어지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이같은 사실은 KOTRA 하노이무역관(관장 김영웅)이 9일 내놓은 '베트남시장에서의 우리나라 수출경쟁력 분석' 조사보고서에서 밝혀졌다. 보고서에 따르면 작년 한해 베트남의 수입총액은 319억5천만달러로 156억달러 규모였던 지난 2000년에 비해 불과 4년만에 배 이상 늘어났다. 작년 한해 베트남에 대한 한국의 수출총액은 33억2천만달러로 중국(44억6천만달러), 대만(36억9천만달러), 싱가포르(36억2천만달러), 일본(35억5천만달러)에 이어 5위로 나타났다. 한국의 수출실적은 지난 2003년에 비해 27% 늘어난 셈이다. 그러나 이런 증가세에도 불구하고 시장점유율에서는 2003년에 이어 연속 2년 동안 10%로 나타났다. 이는 지난 2002년에 비해서는 2% 포인트 감소한 것으로 시장점유율 확대를 위한 새로운 돌파구 마련이 절실한 것으로 지적됐다. 같은기간 중국의 점유율은 13.9%로 2003년에 비해서는 1.5% 포인트, 태국은 5%에서 6%로 1% 포인트씩 늘어나 한국을 위협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반면 일본, 싱가포르, 홍콩, 미국 등에 비해서는 경쟁력을 회복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품목별 경쟁력에서는 기계 및 부품, 석유제품, 섬유봉제 및 피혁제품, 철강금속, 플라스틱, 컴퓨터 및 부품, 자동차 및 부품, 비료, 오토바이 및 부품, 의약품 등 베트남의 10대 수입품목 가운데 한국은 가장 큰 경쟁상대국인 중국과는 기계류 및 부품, 섬유봉제, 철강금속 등 7개품목에서 열세인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석유화학제품과 비료 등 2개 품목에서는 중국보다 경쟁력이 앞선 것으로, 플라스틱에서는 대등한 것으로 각각 조사됐다. 일본에 비해서는 기계류 및 부품, 석유화학제품, 섬유봉제 등 5개 품목에서는 열세를, 철강금속과 플라스틱제품 등 2개 품목에서는 대등한 것으로 각각 나타났다. 김영웅 관장은 "베트남은 매년 무역수지면에서 20억달러 이상의 흑자가 발생하는 효자 수출시장"이라고 강조한 뒤, "한국기업들은 단순히 수출의 양적 증가에 만족하는 경향이 있으나 앞으로는 수출상품구조와 수출시장 점유율, 주요 경쟁국들과의 경쟁력 변화를 면밀하게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베트남처럼 빠른 성장세를 보이는 시장에서 한국이 우위를 점하기 위해서는 ▲체계적이고 전략적인 수출시장 관리 ▲지속적인 마케팅 활동 ▲새로운 전략수출상품 개발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하노이=연합뉴스) 김선한 특파원 shkim@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