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증시는 이익개선 속도나 밸류에이션(펀더멘털 대비 주가수준) 등에서 세계 최고 수준으로 외국인이 투자하기에 가장 매력적인 시장이다. 따라서 외국인 매수는 지속될 것이다."(대우증권) "한국증시에 대한 외국인 매수여력은 한계에 달했다. 한국관련 펀드 자금 유출이 본격화되는 등 외국인의 한국 편입비중이 임계치에 도달했다는 징후가 뚜렷하다."(굿모닝신한증권) 외국인의 투자 전망을 보는 시각이 극명하게 엇갈리고 있다. 지난해까지 한국 주식 비중을 꾸준히 늘려 오던 외국인이 올 들어 '중립' 또는 '비중 축소' 입장을 견지하자 한 쪽에서는 한국의 투자매력이 여전해 조만간 '매수' 기조로 돌아설 것이라고 주장하고 다른 한 쪽에서는 이미 외국인 매수 여력은 바닥이 났다며 상반된 주장을 펼치고 있는 것이다. ◆"투자매력도에선 한국이 1위" 대우증권은 8일 아시아·태평양지역 14개 주요 국가 증시를 대상으로 △이익 모멘텀 △밸류에이션 △목표주가와 현주가의 괴리율 등을 기준으로 투자매력도를 분석한 결과 한국 증시가 최고 수준을 보였다고 밝혔다. 기업들의 이익 증가율 등에서는 인도 싱가포르 등에 비해 뒤졌지만,주가수익비율(PER) 주가순자산비율(PBR) 등 밸류에이션 지표에서는 내재가치 대비 저평가돼 단연 앞선 것으로 나타났다. 각 기업들의 목표주가와 현주가의 괴리율을 통해 본 기대수익률도 14개 국가 중 가장 높았다. 홍성국 대우증권 투자분석부장은 "미국의 금리 인상 등으로 글로벌 유동성이 약해지더라도 한국 증시는 펀더멘털 측면에서 볼 때 투자매력이 으뜸인 만큼 외국인 매수 기조가 유지될 가능성이 높다"며 "다른 이머징마켓과 비교해 투자매력이 높은 업종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외국인 한국 편입비중은 임계치" 반면 굿모닝신한증권은 한국 증시 투자매력과 무관하게 이미 외국인의 한국 증시 편입비중이 임계치에 도달했다는 징후가 뚜렷이 나타나고 있다고 지적했다. 김학균 굿모닝신한증권 연구위원은 "이머징마켓 관련 펀드 중 인터내셔널 펀드를 제외하고 실제 한국 증시와 관련이 깊은 3대 펀드(GEM 펀드,아시아 엑스재팬 펀드,퍼시픽리전 펀드)만 보면 최근 7주 연속 자금이 빠져 나갔다"며 "이는 지난 2002년 6∼9월의 14주 연속 순유출 이후 최장 기록"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특히 "올 들어 외국인의 한국 증시 매수 규모는 신흥국가 중 최저 수준"이라며 "지난주에는 대만 증시에서 1조원 가까이 순매수한 반면 한국에선 482억원 순매수에 그쳤다"고 덧붙였다. 김 연구위원은 "한국 증시에서의 외국인 비중은 지난해 7월 43.9%로 정점을 이룬 이후 지난 4월 말 41.7%까지 낮아졌다"며 "그동안 잠재된 북핵 리스크가 전면에 부상할 경우 외국인 이탈이 본격화할 가능성이 적지 않다"고 우려했다. 정종태 기자 jtch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