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외 증시가 그동안의 약세에서 벗어나 오름세를 나타내면서 상승 추세로의 복귀 가능성에 대한 기대가 높아지고 있다. 세계 증시를 짓눌렀던 미국의 급격한 금리 인상에 대한 우려는 미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가 별 충격없이 지나감으로써 일단 악재로서의 역할을 마감했다. 하지만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악재 완화로 증시가 2개월에 걸친 조정을 접고 반등의 토대를 마련했다는 긍정적 시각과 아직 세계 경기둔화 위험이 해소되지 않은만큼 낙관은 이르다는 신중론이 팽팽히 맞서고 있다. ◆ 국내외 증시 강한 반등= 세계 증시의 방향타인 뉴욕 증시는 낙폭 과대에 따른 기술적 반등과 FOMC가 별 탈 없이 지나갔다는 안도감에 나흘째 상승했다. 5일 새벽 뉴욕 증시는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가 전날보다 127.69포인트(1.24%) 급등한 10,384.64, 나스닥지수는 29.16포인트(1.51%) 오른 1,962.23을 각각 기록하는 등 강한 모습을 보였다. 미 증시가 기력을 되찾은 것은 금리인상이 점진적으로 이뤄질 것이라는 점을 FOMC가 강조하면서 인플레이션에 대한 우려가 완화돼 투자자들이 불안에서 벗어났기 때문이다. 이같은 분위기 속에서 국내 증시도 지난 4일 한 달만에 가장 큰 폭의 상승세를 보이며 중장기 추세선인 120일 이동평균선(926.89포인트)을 뚫고 올라섰다. 외국인과 개인이 매도하는 악조건 속에서 프로그램을 앞세운 기관의 매수세로 지수가 치솟아 다소 불안하긴 하지만 투자심리가 어느 정도 회복됐다는 점은 부인할 수 없다. ◆ 상승추세 복귀 기대 솔솔= 견고한 지지선인 900선을 바닥으로 지수가 살아나는 기미를 보이자 긴 조정을 마무리하고 증시가 상승 추세로 복귀하는 것이 아니냐는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우리투자증권 강현철 애널리스트는 "지수가 120일 이동평균선에 안착할 지 여부는 좀 더 지켜봐야겠지만 900선 초반에 대한 지지력이 뚜렷해지고 있다는 점에서 시장의 흐름은 반등쪽으로 무게 중심이 옮겨가는 분위기"라고 밝혔다. 그는 "우선 20일 이동평균선이 위치한 950선까지의 반등을 목표로 하는 시장 접근이 좋아보인다"면서 "지난 4월이후 하락폭이 가장 컸던 의료정밀, 증권, 운수창고, 보험 등의 기술적 반등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굿모닝신한증권의 김중현 애널리스트도 "미국의 금리결정과 1.4분기 기업실적 발표 등의 악재가 노출돼 시장에 반영됐기 때문에 3월초 이후 두 달여에 걸친 조정을 겪은 국내 증시가 반환점에 다가선 것으로 보인다"고 진단했다. ◆ '아직 이르다' 신중론도 여전= 하지만 증시의 하락 우려가 완화됐다고 해서 상승추세로 돌아섰다고 보는 것은 무리라는 시각도 만만치않다. 미국 FOMC 회의 결과가 시장 우려를 희석시켰지만 글로벌 경기둔화 위험에 대한 불안은 그대로 남아있고 인플레이션에 대한 걱정도 가시지 않았으며 국내 증시의 경우 북핵리스크, 투자 주체 부진 등이 걸림돌이다. 교보증권 박석현 수석연구원은 "지난 4일의 국내 증시가 반등폭 확대라는 긍정적 흐름을 보였지만 시장 상황에 대한 판단을 적극적인 시각으로 가져가긴 어려워 보인다"고 지적했다. 그는 따라서 현재 시점에서의 시장 판단은 지나치게 멀리 낙관적 기대를 확장하기 보다 단기적인 시장 흐름에 초점을 맞출 필요성이 있다고 강조했다. 전문가들은 이번 주말 미국에서 발표될 5월 고용동향과 11일 발표될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경기선행지수, 다음주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의 금리 결정을 등을 주시할 것을 권했다. 특히 지난달 발표된 2월중 OECD 경기선행지수는 넉달만에 하락세로 돌아서면서 세계 경기의 둔화 우려를 촉발했기 때문에 결과에 따라서는 다시 세계 증시에 단기적으로 충격을 줄 수도 있다. (서울=연합뉴스) 김종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