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10~11일 열리는 중남미-아랍 정상회담을 앞두고 회담 개최지인 브라질 수도 브라질리아에 초비상이 걸렸다. 3일 현지 언론 보도에 따르면 브라질 정부는 오는 8일부터 아랍 정상을 비롯한 회담 참가자들이 묵을 12개 호텔에 대해 술을 제공하지 못하게 하고 맥주에 닭고기를 곁들이거나 포도주에 소스를 뿌리는 행위, 돼지고기를 이용한 음식 등을 절대 금하도록 지시했다. 또 아랍권에서 생활한 경험이 있는 2명의 교수들을 임시채용해 아랍인들을 대하는 방법을 일일이 호텔 직원들에게 교육, '뜻하지 않은' 실수를 저지르지 않도록 조치했다. 호텔 직원 교육에는 브라질 관광부와 브라질-아랍 상공회의소 관계자들이 직접 투입됐다. 정상회담 회의장과 호텔 등 주요 시설에 대한 보안 강화도 이미 시작됐다. 전날 군 정예 특수부대가 동원돼 대(對) 테러 모의훈련을 대대적으로 벌였고, 시내 곳곳에 무장 경비병력을 배치해 마치 계엄령이 선포된 것 같은 모습을 방불케 하고 있다. 브라질리아에 거주하는 주민들에게는 이틀간의 회담 기간에 '신중하게 처신하고, 되도록 모습을 나타내지 말고, 외부인을 응시하지 말 것' 등 구체적인 행동지침을 전달하면서 외부출입을 자제하도록 당부했다. 현지 언론은 "브라질 정부가 이번 회담에 거는 기대가 준비과정에서 잘 나타나고 있다"면서 "지금 브라질리아에서는 여성이 남성에게 손을 내미는 것도 한번쯤 다시 생각해봐야 할 정도"라고 현지 분위기를 전했다. (상파울루=연합뉴스) 김재순 통신원 fidelis21c@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