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북의 대표적인 리모델링 타운으로 떠오르고 있는 용산구 동부 이촌동(서빙고 지구) 일대의 리모델링 사업이 제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




서울시가 지난해 말 고밀도지구의 용적률 허용한도를 2백30%로 잠정 결정하면서 기존 용적률이 대부분 3백%를 넘는 동부 이촌동은 재건축이 아닌 리모델링으로 대세가 굳어졌다.


그러나 이 일대의 리모델링 사업은 현재 정체 상태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단지마다 앞다퉈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하는 등 분주하게 움직였지만 리모델링을 하기 위한 ‘주민동의 1백%’ 요건을 완화시켜주기로 한 주택법 개정이 지연되고 있기 때문이다.



○재건축에서 리모델링으로


강북의 대표적 고가(高價) 아파트촌(村)인 동부 이촌동은 지은 지 20년이 지난 단지들이 대부분이다.


따라서 재건축 기대감이 높았지만 용적률 한도가 낮게 결정되면서 리모델링으로 전격 선회했다.


GS건설이 지난달 21일 빌라맨션과 타워맨션의 리모델링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으며 지난해 4월 가장 먼저 리모델링에 들어간 로얄아파트는 오는 10월 완공을 앞두고 있다.


또 현대아파트는 현대건설을 리모델링 시공사로 선정했으며 골든(자드건설) 점보(대림산업) 수정아파트(두산산업개발) 등도 우선협상대상자를 정해 놓고 있다.


김재성 자드건설 팀장은 "용적률 한도 외에 소형평형 의무비율과 개발이익환수제 등으로 동부 이촌동에서 재건축은 사실상 물건너갔다"며 "단 1백% 주민동의 요건을 채우지 못해 손을 놓고 있는 곳이 대부분"이라고 말했다.



○주택법 개정만 기다려


동부 이촌동 일대 아파트들은 주택법(옛 주택건설촉진법)이 시행된 지난 72년 이전에 건축법에 따라 지어진 곳이 대부분이다.


이 때문에 현행법상으로는 주민동의 1백%를 받아야만 리모델링 조합설립 인가를 받을 수 있다.


그러나 1백% 주민동의는 사실상 불가능한게 현실이다.


"로얄아파트의 경우 조합측이 동의하지 않는 5가구 물량을 매입하고 나서야 가까스로 1백% 동의를 맞췄었다"고 신해권 대림산업 부장은 설명했다.


이 때문에 정부는 지난해 5월 건축법에 따라 지어진 아파트도 주민동의 80%만 받으면 리모델링이 가능하도록 주택법을 개정키로 했다.


당초 올해 초부터 시행될 예정이었지만 이번 임시국회에서도 주택법 개정안은 상정되지 못했다.


업체들은 주택법 개정안이 오는 6월 국회에서 통과되더라도 빨라야 9월께나 시행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오재환 현대건설 부장은 "현재 주민동의를 90%까지 받았지만 1백%를 채우지는 못하고 있다"며 "동의율만 완화되면 조합설립 등의 향후 절차가 급물살을 탈 것"으로 내다봤다.


이에 대해 건설교통부 주거환경과 관계자는 "건축법 적용을 받는 단지들의 리모델링 추진이 주택법 적용 단지에 비해 힘든 것은 형평성에 문제가 있다"며 "이를 시정하기 위한 것인 법개정인 만큼 시행시기를 최대한 앞당길 방침"이라고 밝혔다.


서욱진 기자 ventur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