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이 30일 실시된 6곳의 국회의원 재선거에서 충남 아산과 경북 영천 등 5곳에서 승리하고, 무소속 후보가 행정중심 복합도시 건설예정지역인 충남 공주.연기에서 당선된 반면 열린우리당은 한곳도 승리하지 못해 참패했다. 우리당(146석)이 원내 과반의석 복귀에 실패한 가운데 원내의석 분포는 한나라당 125석, 민주노동당 10석, 민주당 9석, 자민련 3석, 무소속 6석 등으로 재편돼 여소야대(與小野大) 정국이 당분간 계속될 전망이다. 지난해 17대 총선에서 152석을 얻어 일약 원내 과반 다수당이 됐던 우리당은 불과 1년여만에 총의석수가 6석이나 줄어들어 출범 한달도 안된 문희상(文喜相) 의장체제는 상당한 정치적 부담을 떠안게 될 전망이다. 여당의 대구경북(T.K) 교두보 확보 여부로 관심을 모았던 경북 영천의 경우 열린우리당 정동윤 후보와 한나라당 정희수 후보가 개표종반까지 초접전을 계속했으나 정희수 후보가 2만5천537표를 얻어 2만4천251표를 얻은 정동윤 후보를 1천286표차로 신승했다. 행정복합도시 예정지인 충남 공주.연기에선 무소속 정진석 후보가 우리당 이병령 후보를 5천여표 차로 누르고 당선됐으며, 아산에선 한나라당 이진구 후보가 우리당 임좌순 후보를 누르고 승리했다. 수도권 표심을 읽는 척도로 관심을 모았던 성남중원과 포천.연천의 경우 각각 한나라당 신상진 후보와 고조흥 후보가 민주노동당 정형주, 우리당 장명재 후보를 누르고 원내진출에 성공했다. 이밖에 노무현(盧武鉉) 대통령의 고향인 경남 김해갑에선 한나라당 김정권 후보가 우리당 이정욱 후보를 누르고 당선됐다. 또 7곳에서 실시된 기초단체장 보선의 경우 한나라당은 화성.경산.영천시장, 영덕군수, 부산강서구청장 등 5곳, 민주당은 목포시장 그리고 무소속은 청도군수를 배출했으나 우리당은 한곳도 승리하지 못하는 부진을 보였다. 목포시장 보선의 경우 민주당 정종득 후보가 우리당 정영식 후보를 상대로 접전끝에 승리했고, 부산 강서구청장 보선에서는 한나라당 강인길 후보가 우리당 배응기 후보를 상대로 접전끝에 당선됐다. 이밖에 한나라당은 경기 화성시장(최영근), 경북 경산시장(최병국), 영덕군수(김병목) 영천시장(손이목) 보선에서도 승리했지만 청도군수 선거에선 무소속 이원동 후보가 한나라당 정종근 후보를 누르고 당선됐다. 이번 재보선에는 72만6천453명이 투표에 참여, 최종투표율이 33.5%로 잠정 집계됐다고 중앙선관위는 밝혔다. 이는 국회의원 재선거가 포함됐던 지난 2003년 4월 재.보선 투표율인 29.5%를 웃도는 수준인 것은 물론 지난해 10.30 재.보선 당시 전국 투표율 33.2%보다 0.3% 포인트 높아진 수치이다. 국회의원 재선거의 경우 모두 6곳 가운데 선거기간 최대 격전지였던 경북 영천이 59.1%로 최고를 기록한 반면 입후보자가 가장 많았던 경기 성남 중원은 29.1%로 가장 낮은 투표율을 보였다. 여당이 원내과반 의석의 탈환에 실패함으로써 종반으로 접어든 4월 임시국회에서 과거사법 등 주요 쟁점법안의 처리에 있어 여야간 갈등이 첨예화될 개연성을 배제할 수 없다. 여권이 재보선 패배를 계기로 원내 과반의석 확보를 위해 무소속 의원에 대한 영입을 시도하고, 심대평(沈大平) 충남지사를 중심으로 한 중부권 신당창당 추진세력이 지원한 무소속 정진석(鄭鎭碩) 후보의 당선을 계기로 신당창당을 가속화할 경우 정계개편의 단초가 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여기에 참여정부가 역점적으로 추진해온 행정중심 복합도시 예정지인 공주.연기를 비롯해 아산 등 충청권에서 실시된 2곳의 국회의원 재선거에서도 여당이 패해 행정중심 복합도시의 추진의 탄력성에도 일부 타격이 예상되고 있다. 여당은 재보선 참패로 인해 지난 4.2 전당대회를 통해 새로 출범한 문희상(文喜相) 의장체제에 대한 인책론이 제기될 개연성도 배제할 수 없으며, 전대이후 잠복해온 당내 `실용 대(對) 개혁' 노선 및 내년 5월 지방선거에 대비한 정국운영 전반에 대한 방향 등을 놓고 첨예한 논쟁이 전개될 개연성이 높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한나라당의 경우 17대 총선에서 과반의석을 여당에 내줬으나 지난해 두차례의 재보선 승리에 이어 이번 재보선에서도 승리해 박근혜(朴槿惠) 대표체제가 더욱 공고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서울=연합뉴스) 안수훈 기자 ash@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