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모의 계절이 돌아왔다.


결산기인 겨울철이 지나고 이달말부터 공모주 청약이 본격화된다. 오는 6월까지 11개 업체가 코스닥상장을 위해 줄줄이 대기중이다. 특히 이달 말에는 고수익펀드에 30% 의무배정토록 했던 규정이 폐지된다. 투자자로서는 좀더 많은 물량을 배정받을 수 있게 된다는 말이다. 그만큼 수익률이 높아질 가능성이 크다. 공모시장에 나온 종목들도 매년 꾸준히 이익이 늘어나는 알짜주들이다. 최근 IT경기의 침체로 관련주들의 주가가 바닥권으로 떨어져 공모가격도 낮게 책정됐다. 공모주 투자자에게는 공모가가 낮은 것 이상 좋은 재료는 없다. 그래서 전문가들은 올해 공모시장이 작년의 열기를 그대로 이어갈 것이라고 말한다. 최근 상장기업의 일반증자에도 수백억원의 돈이 몰리고 있다는 게 이같은 전망에 무게를 실어준다.



○도움 등 잇따라 공모


팬택 계열의 주요 휴대폰 부품 납품업체인 도움이 오는 26~28일 공모청약의 첫 타자로 나선다. 주간사 증권사는 미래에셋증권이다.


일반투자자들로부터 총 32만주를 공모한다. 주식수는 공모 전 4백10만주에서 5백20만주로 늘어난다. 지난해에는 매출 6백23억원,순이익 38억원을 올렸다.


이 회사는 휴대폰 외장부품을 턴키 베이스로 납품한다. 때문에 금형과 사출,코팅 등 각 분야에서 탄탄한 기술력을 갖췄다는 평가를 얻고 있다. 최근 4년간 평균 67.1%의 고성장을 해왔다. 팬택 계열 매출비중이 66.7%이며 SK텔레텍(16.7%),교세라(11.7%) 등에 납품한다.


팬택 계열 매출 비중이 절대적인 데다 삼성전자,LG전자,노키아 등 대형사와의 거래관계가 없다는 점이 단점으로 꼽힌다.


엠에이티와 진화글로텍은 각각 다음달 2∼4일,10∼12일 공모주 청약을 접수한다. 엠에이티는 반도체용 가스스크러버 전문업체로 삼성전자와 하이닉스,대만의 UMC와 프로모스 등에 납품한다. 지난해 시장점유율이 22.1%로 국내 1위를 차지했다. 코스닥 상장업체 중에서는 아토,유니셈 등이 경쟁사다. 진화글로텍은 국내 플라스틱 사출 성형기 선두권 업체로 지난해 매출 3백42억원,순이익 18억원을 올렸다.


플랜티넷은 공모예정일이 16~18일로 잡혀 있지만 변경될 가능성도 있다. 이 업체는 유해사이트 차단 소프트웨어를 만든다. 지난해 매출 2백70억원,순이익 1백11억원을 올렸다. 매출액 대비 순이익률이 41.1%로 이번 공모예정업체 중 가장 높다.


18~20일 공모예정인 디보스는 LCD TV 전문업체로 95%가량을 수출하고 있다. 카시오 마란츠 NEC 등에 ODM 형태로 제품을 공급하고 5월에는 '비체'라는 자체 브랜드를 출시한다. 저장용 CD,DVD 디스크 전문업체인 비올디벨로퍼즈는 6월 초 공모를 준비 중이다. 수출전문업체로 생산량의 80%가량이 미국,유럽,일본 등지로 나간다.


○공모열기 건재


전문가들은 공모투자 전망은 밝다고 말한다. 무엇보다 수급이 풍부하다. 메리츠증권 노기선 팀장은 "공모주 청약을 기다리는 시중 부동자금이 상당한 규모"라고 분석하고 있다. 노 연구원은 "최근 중소형 상장기업의 일반공모 증자나 실권주 청약에도 수백억원대의 돈이 몰리고 있다"며 "IPO에 나서는 기업들은 실적이나 성장성이 더욱 뛰어난 만큼 공모시장도 활황을 보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최근 코스닥 지수가 조정을 거치면서 공모주의 가격메리트도 커졌다. 도움의 경우 공모가가 5천3백원으로 예정공모가 범위(6천~7천원)보다 낮게 결정됐다. 다만 공모주가 대부분 IT 관련주라는 점에서 최근 IT업종 약세가 부담이다.


하지만 IT경기가 회복되면 주가가 그만큼 많이 오를 수 있다는 점에서 중장기 보유자에게는 더없이 좋은 기회이기도 하다.


고경봉 기자 kgb@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