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여록] GM대우의 자신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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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들리는 GM의 위상을 감안할 때 호주산 스테이츠맨이 한국에서 잘 팔릴 수 있을까요.(기자들)"
"그렇지 않아요. GM 브랜드로 수출에 성공한 GM대우를 보십시오.(닉 라일리 GM대우 사장)"
지난 11일 호주 멜버른에 있는 GM 자회사 홀덴의 본사에서 열린 고급 대형세단 '스테이츠맨' 공개 행사장에서 한국 기자들과 닉 라일리 사장은 신차의 한국내 판매전망을 놓고 다른 의견을 내놓았다. GM에 대한 한국 기자들의 걱정과 의중을 간파한 듯 닉 라일리 GM대우 사장은 "GM대우는 다르다"며 자신감을 내비쳤다.
행사 다음날 라일리 사장은 '깜짝 뉴스'를 또하나 발표했다. 라세티 매그너스 등 GM대우 차량을 홀덴 브랜드로 호주에 수출한다는 내용이었다. 자체 개발을 통해 내년초부터 팔 예정인 GM대우의 SUV(스포츠유틸리티 차량)을 호주로 수출할 계획이라는 것도 덧붙였다.
이같은 GM대우의 공격적인 행보는 모기업인 미국 GM의 최근 "어닝 쇼크'와 대비된다. 세계 최대 자동차회사인 GM이 실적악화, 신용등급 하락, 주가하락 등으로 고전하는 반면 한국의 자회사 GM대우는 휘파람을 불며 시보레(북남미), 뷰익(중국), 폰티악 및 스즈키(북미),홀덴(호주) 등 GM 계열의 브랜드를 달고 1백50여개국으로 수출하는데 성공하고 있으니 말이다. 당초 내년으로 잡았던 흑자전환 시기도 올해로 앞당길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GM대우의 한 임원은 "인수 초기에 비해 GM대우를 대하는 본사의 시각이 확 달라졌다"면서 "GM대우의 품질 기술 영업방식과 같은 저력에 GM이 깜짝깜짝 놀랄 때가 많다"고 귀띔했다.
GM의 아시아·태평양 본부내에서 GH대우의 라일리 사장이 영업,유기준 연구개발(R&D)센터 부사장이 엔지니어링,랍 레거트 홍보 부사장이 홍보부문을 총괄하고 있을 정도로 위상이 당당하다고 한다. 이를 증명이라도 하듯 라일리 사장은 미국 출장에 이어 들른 호주에서 하룻밤만 묵고 곧바로 중국행 비행기에 올랐다.
GM이란 거인의 어깨 위(판매 네트워크)에 올라 수출선을 넓히면서 얻은 자신감. GM대우가 한국 시장에서도 순수 히트차종을 내놓아 그 자신감과 저력을 한층 배가시키길 기대한다.
멜버른(호주)=김홍열 기자 come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