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위스의 카지노 산업이 경기회복에 힘입어 호황을 구가하고 있다. 스위스의 카지노들이 지난해 벌어들인 총수입은 7억6천900만 프랑(미화 6억4천500만달러)로 전년 대비 37%가 증가했다. 2002년의 총수입은 5억6천100만 스위스 프랑이었다. 스위스카지노연맹은 지난 한해 동안 산하 18개 업소를 찾은 사람은 400여만명이었으며 평균 175프랑을 소비한 것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연맹측은 올해는 충수입이 8억 프랑을 돌파할 것으로 자신하고 있다. 매출 비중을 보면 베팅 금액에 제한이 없는 A급 카지노들이 전체수입의 근 3분의 2를 차지하고 있다. 또 18개 업소에 설치된 총3천97개의 슬롯머신의 수입이 5억3천만 프랑으로 전체 수입의 4분의 3을 차지했다. 스위스는 70년간 카지노를 불법화했으나 지난 2000년 국민투표에서 합법적 지위를 부여했고 이듬해 카지노 설립을 무더기로 인가했다. 스위스는 수치로 따지면 유럽 최대의 카지노 공화국이다. 카지노 산업의 호황으로 재미를 보는 것은 두말할 것 없이 정부와 '하우스'들이다. 정부가 거둬들이는 몫은 60%. 세금은 국가 노후연금과 칸톤(주) 정부 재정을 보조하고 관광산업 진흥자금 명목으로 지출된다. 카지노 산업의 황금시기를 구가하는 이면에는 그늘이 드리워져 있다. '왕대박'을 쫓다가 신세를 망친 도박중독자들이 늘어나고 있기 때문. 스위스카지노 연맹은 지나해 3천500명을 블랙리스트에 새로 올려놓았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지난해 12월말 현재 카지노측에 의해 출입금지대상자로 찍힌 도박꾼은 모두 9천700명으로 늘어났다고 연맹측은 밝혔다. 스위스 언론들은 카지노 산업의 양성화가 시작되면서부터 '한탕주의'가 만연되고 있다면서 상담센터를 찾는 도박중독자들이 계속 늘어나는 추세라고 우려하고 있다. 현재 도박중독자는 2만여명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제네바=연합뉴스) 문정식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