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이슈의 현장 5] (2) 복합레저단지 개발 화성 시화호 주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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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부터 관광·레저·문화·첨단도시 등 4개 테마형 복합 레저단지로 개발되는 경기도 화성 시화지구 남쪽 간석지 1천7백20만평 주변 지역의 부동산시장이 투자자들의 이목을 끌고 있다.
화성시 송산면을 중심으로 인근 부동산시장은 지난해 '소리 없는 투기열풍'에 휩싸였었다.
다만 지난 2003년 12월 시화지구 장기종합계획 공청회 개최를 전후로 과열 양상을 보였던 시장 분위기가 최근 들어 정부 규제가 강화되면서 진정되는 양상이다.
○'큰손'들 이미 휩쓸고 지나가
올 1월 정부의 발표가 있기 전에 이미 '큰손'들은 개발예정지 주변 토지시장을 훑고 지나갔다.
지난해 하반기 절정을 이뤘던 큰손들의 투기바람은 올 1월 정부의 규제가 나온 이후에야 잠잠해졌다는 게 주민들의 전언이다.
한 주민은 "정부의 투기단속이 시작되면서 '큰손'들은 모두 빠져 나갔고 지금은 은행 대출금 1억~2억원으로 뛰어든 소액투자자들이 빼도 박도 못한 채 손해를 보고 있다"고 말했다.
○땅값 오름세는 주춤
지난 2003년부터 2004년 상반기까지 시화지구 남쪽 간석지에 인접한 화성시 송산면 신천리,고정리,삼존리 일대 땅값은 평당 20만~30만원에서 50만~60만원대로 두 배가량 올랐다.
당시 시화호 남측 간석지를 관광레저형 도시로 개발하기 위한 용역이 진행 중이라는 소문이 퍼지면서 땅값이 가파르게 상승했다.
그러나 작년 가을을 정점으로 땅값 상승세가 한풀 꺾였다.
한 중개업소 관계자는 "지난 2월 대규모 투기조사가 있은 이후 투자자들의 발길이 뚝 끊겼다"며 "매수세가 사라지면서 가격도 보합세에 머물러 있다"고 말했다.
○개점휴업 중개업소 늘어
상황이 반전되면서 이 지역 부동산 중개업계도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화성시 남양동 전국부동산의 장현진 대표는 "투자 상담을 하러 오는 손님이 거의 없다"고 말했다.
KT부동산의 박미옥 대표도 "지난 4개월간 매매계약을 한 건도 체결하지 못했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KT부동산이 있는 송산면 삼존리 306번 국도변에는 50여개의 부동산중개업소가 들어서 있다.
시화호 개발설이 나돌기 시작한 3년 전부터 중개업소들이 경쟁적으로 들어서기 시작했다.
그러나 최근엔 4곳 중 1곳이 개점휴업 상태다.
○정부 규제가 결정타
정부의 강력한 규제가 이 지역 부동산시장을 얼어붙게 만들었다.
현재 화성시 전 지역이 강화된 내용의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지정돼 있다.
6개월 이상 해당 지역에 거주한 사람에게만 토지취득을 허가하고 토지거래 허가가 필요한 최소 면적 기준을 강화함으로써 타 지역 사람들의 토지 구입을 사실상 원천봉쇄했다.
외지인이 논을 살 경우 1백50평까지만 취득이 가능하다.
"1백50평짜리 논이 어디 있느냐"는 게 이 지역 중개업소 관계자들의 반응이다.
○땅값 상승 기대감은 여전
주민들과 일부 중개업자들 사이에 기대심리는 여전히 남아 있다.
송산면 신천리의 김학묵씨(36)는 "3년 전에 평당 4만~5만원에 불과하던 논을 40만~50만원에 사겠다는 사람이 요즘도 있다"며 "땅주인들이 추가 상승을 기대해 팔지 않으려는 추세"라고 분위기를 전했다.
국토부동산컨설팅 박병진 대표는 "복합신도시 예정지 인근의 땅이 평당 50만~60만원이면 아직 별로 오르지 않은 것"이라며 "2~3년 안에 평당 1백50만~2백만원까지 갈 것"이라고 예상했다.
화성(시화)=유승호 기자 ush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