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마 교황 요한 바오로 2세의 서거 이후 약 400만명의 추모인파가 로마를 찾을 것으로 전망되면서 현지 호텔과 생필품점 등도 `특수'를 맞고있다. 이탈리아 소비자단체인 코다콘은 200만명의 순례객들을 기준으로 할 때 교황 서거를 전후한 2주일간 순례객들이 로마에 뿌리고 가는 돈이 1억2천250만달러(약 1천242억원)에 달할 것으로 6일 추산했다. 방문객들은 이밖에도 항공료 등 현지 방문을 위해 1억9천340만달러 가량을 별도로 지출할 것으로 코다콘은 예측했다. 물론 이들 방문객들은 서거한 요한 바오로 2세에 대한 경의와 추모를 위한 순례객들이어서 유적지 관광 등을 위해 로마를 찾는 일반 관광객들에 비해 씀씀이는 적은 편이다. 따라서 현지 상인들 가운데는 "매출증대에는 별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말들도나오고 있다. 실제 방문객들이 주로 찾은 것은 6∼7달러 대의 교황 사진과 엽서, 열쇠고리 등이다. 한 택시 기사는 "순례객들 가운데서는 걸어가는 사람들이 많다"고 말했다. 특히 성베드로 성당 주변상가는 경찰에 의해 외부인의 접근이 차단된 상태라 아예 손님구경을 하기도 어려운 실정이다. 로마의 관련업계에서 불만의 목소리가 나오는 데는 외부에서 몰려온 잡상인들이노점을 차린 뒤 손님을 빼앗아 가는 것도 적지 않은 요인이 되고 있다. 순례객들이 몰려있는 거리 곳곳을 점령한 노점상들은 생수나 음식물, 교황의 상징이 담긴 장신구들을 차려놓고 `손님'을 가로챈다는 것이다. 코다콘은 로마지역 전체 수입의 10∼20%가 불법 노점상들의 손으로 들어갈 것으로 전망했다. 문제는 또 있다. 노점상과 현지 상인들 모두 인파가 운집한 혼란을 이용해 1.5달러 짜리 생수를 3.25달러 받는 등 바가지를 씌우고 있는 것이다. 코다콘이 현장조사를 한 결과 전체 점포 가운데 10% 가량이 폭리를 취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탈리아 단속당국은 "대성당과 가까운 곳일 수록 가격이 껑충 뛴다"며 바가지피해 방치책 마련에 나섰다. 이탈리아 정부는 현지 방송을 통해 ▲급수대에서 생수병을 채울 것 ▲바티칸 외부에서 식사를 할 것 ▲성베드로 광장에 오기 전에 간식 등 필요 물품을 구입할 것등 잡상인들의 바가지 피해 방지책을 홍보하기도 했다. (로마 AP=연합뉴스) choinal@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