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황청은 교황 요한 바오로 2세의 장례식을 오는 8일 치르기로 결정했다고 4일 밝혔다. 장례식은 성 베드로 성당에서 열릴 예정이나 날씨가 좋을 경우 바티칸 광장에서 치러질 가능성도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세계 각지에서 모인 추기경들은 이날 첫 회의를 갖고 장례 일정을 이같이 확정했다. 교황의 유해는 이날 오후 성 베드로 성당으로 옮겨져 일반인의 조문을 받기 시작했다. 장례 절차는 교황을 상징하는 어부의 반지를 빼내 잘게 부수는 것으로 시작된다. 실크로 만들어진 수의로 갈아입은 교황의 시신은 장례식이 끝나면 삼중 나무관에 봉해진 뒤 바티칸 대성당 지하에 안치된다. ○…교황 장례식에는 세계 정치 종교 지도자 2백여명이 대거 몰려들어 정상급 조문 외교가 이뤄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조지 W 부시 대통령은 미국 대통령 중 처음으로 참석키로 했고,다른 국가원수급 인사들이 조문할 것으로 알려졌다. 전세계 가톨릭 순례자들도 최대 2백만명까지 교황청을 찾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로마시 당국도 1만5천여명의 군과 경찰을 동원해 주요 인사와 시설의 경비,도로 통제에 나서는 등 비상 근무 체제에 들어갔다. ○…차기 교황이 누가 될 것인가가 지구촌의 관심사로 부상한 가운데 가톨릭 신자의 대부분이 거주하고 있는 제3세계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 실바 브라질 대통령이 "차기 교황은 브라질 출신이 돼야 한다"고 주장한 데 이어 남아프리카공화국의 노벨 평화상 수상자인 데스먼드 투투 영국 성공회 대주교는 "아프리카인이 차기 교황으로 선출되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요한 바오로 2세 후임 교황은 이전까지의 이름을 버리고 재위 기간 사용할 이름을 직접 고르게 될 것으로 보인다. 이제까지 많은 교황들이 자신의 세례명을 라틴어로 표기하거나 과거 교황 중 한 사람,또는 성자의 이름 중에서 하나를 선택해 썼다. 또 자신에게 부여하기 원하는 품성,이를테면 '헌신'을 뜻하는 비오(Pius) 등을 이름으로 쓸 수도 있다. 김남국 기자 nk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