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의회가 4일 재소집을 앞두고 톰 딜레이공화당 하원 원내대표의 윤리 문제, 존 볼튼 유엔 대사 지명자및 존 네그로폰테 국가정보국장 지명자 인준, 테리 시아보 사망 등을 놓고 공화ㆍ민주 양당간에 불꽃 튀는 격돌이 예상된다. 지난 1월 조지 부시 2기 행정부 출범 이후 탐색전을 살피던 양당이 주요 이슈들을 놓고 한치도 물러설 수 없다는 확실한 의지를 다지고 있어 기세 싸움이 본격화할것임을 예고하고 있기 때문이다. 애틀랜타 콘스티튜션 저널은 3일 "양당간에 갈등이 빚어질 수 밖에 없는 폭발성이슈들이 산적해 있어 지금 미국 의회는 마치 1차세계대전 전야의 유럽과도 같다"고말했다. ◇ 민주당 선전포고= 민주당은 조지 미첼 전 상원의원을 지난 2일 주례 라디오방송연사로 내세워 공화당이 필리버스터링(의사진행방해)을 허용하는 상원의 규칙을바꾸려는 계획을 강하게 비판했다. 공화당은 보수적인 연방 법관들을 임용하려는 부시 대통령의 노력을 민주당이필리버스터링을 통해 저지하지 못하도록 규칙을 바꾸려 하고 있으나, 미첼 전 상원의원은 "이는 의회가 초당파적이어야 한다는 희망을 파괴할 것이며,결국 상원을 더나쁘게 변화시킬 것"이라며 경고했다. ◇ 시아보 사태 후유증= '테리 특별법' 제정을 주도한 딜레이 의원은 테리가 영양공급 튜브의 재삽입 청원을 기각한 법원의 결정으로 결국 사망하자 "보호가 필요한 사람들을 보호하지 못하는 법률 체계가 문제"라면서 "이번 사태와 관련,그들의행태에 대해 그 누군가가 답변해야 할 시기가 올 것"이라고 말했다. 그의 이같은 발언은 연방의회가 특별법안까지 제정해 테리의 생명을 연장시키려는 의지를 과시했음에도 법원이 이를 기각한 데 대해 법관들을 의회로 소환시켜 해명케 할 계획임을 시사하는 것이어서 과연 판사들을 상대로 한 '시아보 사망 청문회'가 열릴 지, 이로인해 헌법이 보장하는 3권 분립 논란까지 이어질 지 주목된다. ◇ 딜레이 의원 윤리 문제= 한국과 영국을 공짜 여행한 딜레이 의원에 대해 진보 단체들은 그의 윤리 문제를 반드시 문제 삼아야 한다면 정치적 압력을 가하고있다. '미국의 미래'라는 단체는 최근 30초 짜리 TV 광고를 통해 커프스 단추에 롤렉스 시계를 찬 한 남자가 손을 씻는 모습을 보여주면서 "톰 딜레이, 그는 부패로 부터 그의 손을 씻으려 하고 있습니다"고 공격했다. 딜레이 의원은 자신에 대한 공격을 공화당의 의제를 좌절시키고 의회를 장악하려는 민주당의 음모라고 일축하고 있다. LA 타임스는 그러나 "딜레이가 어려움에 부딪쳤을 때 목소리를 낮추는 스타일이아니기 때문에 격렬히 반응함으로써 오히려 '정치적인 덫'에 빠질 가능성을 동료 의원들이 우려하고 있다"고 전했다. ◇ 볼튼ㆍ네그로폰테 인준= 유엔 비판론자이며 대북 정책 등의 강경론자인 존볼튼 국무부 차관이 차기 유엔 대사로 지명된데 대한 상원 인준 청문회가 오는 7일예정돼 있다. 뉴욕 타임스 등 진보적 언론들은 볼튼이 다자주의 외교를 무시하는 발언을 해온전력을 들어 의문을 제기해왔으며, 최근 전직 외교관 59명은 리처드 루거(공화ㆍ인디애나) 상원 외교위원장에게 서한을 보내 지명을 거부할 것을 촉구한 반면, 64명은반대로 그를 지지하는 등 논란이 거듭되고 있다. 또 네그로폰테의 경우도 이미 중남미의 시민 단체들이 그가 80년대 온두라스 대사 시절 각종 인권유린 사태에 연루되거나 방조한 의혹을 제기하며 그가 미국의 정보 총수가 되는 것에 반대하는 등 파란이 일고 있다. (워싱턴=연합뉴스) 박노황 특파원 nhpark@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