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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설] (4일자) 상장사 실적 사상 최고라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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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상장기업들이 지난해 또 사상최고 실적을 기록했다고 한다. 유가증권시장은 물론 코스닥시장 상장사들까지 경상이익과 당기순이익 규모가 전년의 2배 이상에 달한데다 부채비율은 1백%선 밑으로 떨어졌다고 하니 참으로 괜찮아 보이는 성적표임에 틀림없다. 하지만 내용을 조금만 들여다봐도 씁쓸함과 우려를 감추기 어려워진다. 우선 수출과 내수 경기의 양극화가 더욱 심화되는 모습이 뚜렷하다. 전자 화학 해운 등 수출관련업종은 기대 이상의 성적을 올렸음에도 불구, 섬유의복 유통 식음료 등 내수부문은 부진하기 짝이 없다. 지난해 경제성장률이 목표치를 크게 밑돈데다 내수경기도 장기불황의 터널을 빠져나오지 못한 만큼 당연한 결과이기도 하다. 특히 요즘들어 석유 철강 비철금속 등 원자재 가격의 급등세가 그칠줄 모르는데다 환율마저 달러당 1천원선을 위협받는 등 수출여건이 급속히 악화되고 있어 더욱 걱정이다. 그동안 우리경제를 힘겹게 떠받쳐온 수출마저 크게 둔화될 경우 우리 기업들과 나라경제가 받게 될 타격이 어떠할지는 상상하기 힘들지 않다. 가장 우려스러운 것은 기업들이 투자의욕을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상장사 이익규모가 배증한 것은 기업들이 투자를 적극적으로 확대하면서 미래 성장동력을 확보하는데 노력하기보다는 불투명한 경기전망 등을 의식해 당장의 생존 능력을 강화하는데 주력한 결과라는 것이 지배적 분석이다. 사상최고이익 행진을 하면서도 생산능력은 확충하지 않고 빚을 갚거나 현금보유를 늘리는데만 신경을 쏟는다면 기업의 미래가 보장될 리 만무하다. 상장사 부채비율이 미국이나 일본 기업보다 훨씬 낮은 수준까지 떨어졌는데도 이런 추세가 이어지고 있으니 참으로 안타까운 노릇이다. 기업들의 투자 기피에 따른 부작용이 얼마나 심각한지는 새삼 강조할 필요도 없다. 투자가 살아나지 않는데 일자리가 창출될 리 없고 그리 되면 심각한 실업문제도 해결의 실마리를 찾기 어렵다. 소비회복 또한 기대하기 힘들어진다. 게다가 이들은 서로가 맞물리면서 부정적 영향을 미치는 악순환 구조까지 만들어낸다. 때문에 정부는 투자의 발목을 잡는 각종 규제를 과감히 철폐하는 한편 예측가능한 정책을 펼쳐 기업하기 좋은 환경을 조성하는데 총력을 기울이지 않으면 안될 것이다. 상장사 경영실적이 사상최고를 기록했다고 해서 마냥 웃고 있을 때는 절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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